에포크타임스

중국 당국, 연이어 설 맞이 행사 강제 해산…“정권 불안감 반영”

2025년 02월 12일 오후 4:37

설 연휴가 이번 주 초까지 이어진 중국 곳곳에서 경찰이 용춤 등 축하 행사를 강제로 중단해, 이에 반발하는 주민들과 충돌하는 사건이 빚어졌다.

이를 두고 주민들이 모이는 것을 기피하는 중국 공산당 집권 세력의 불안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일 중국 남부 광둥성과 장시성에서는 설 연휴에 이어지는 ‘유신(游神)’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유신은 사당에 모신 신상(神像)을 가마에 태워 나온 후, 그 신이 보살피는 일대 지역을 순회하는 행사다. 이때 마을 주민들은 상을 향해 향이나 절을 올리며 마을의 평안이나 생업 흥성을 기원한다.

이 행사는 중국 광둥성과 푸젠성, 저장성, 하이난성, 장시성 등 주로 남부와 동남부 지역에서 이어지는 민속 풍습으로, 새해와 정월 대보름에 진행된다. 특히 새해 유신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유신 행사는 마을 단위로 이뤄지지만 때로는 여러 마을이 연합해 치르기도 한다. 이때는 규모가 매우 크고 행렬이 웅장하다. 마을 사당마다 모신 신들이 총출동하며 주민들의 참여 열기도 뜨겁다. 지역마다 모시는 도교와 민속 신앙의 신선들과 그들을 호위하는 영웅의 상이 길게 이어진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과 맞물려 ‘있다고는 믿을지언정 없다고는 믿지 말라’는 중국 속담처럼, 경제적인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기원하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음력 1월 13일이었던 지난 10일 중국 샤오훙수와 더우인 등 소셜미디어에는 장시성 난창(南昌)시 신젠(新建)구 류후(劉湖) 마을 주민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영상이 다수 게재됐다.

주민들은 새해 축원을 기원하려 용춤 축제를 열었지만, 지방 당국에서는 행사를 중단하라며 수백 명의 경찰을 파견했다. 경찰은 차량을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거리 중간에 팔짱을 끼고 겹겹으로 줄을 섰다. 앞길이 막힌 용춤 행렬은 그대로 멈춰 서야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구경하러 나왔던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경찰에 항의했지만 경찰이 이에 응하지 않았으며, 현장을 목격한 이들에 따르면 양측은 장시간 대치했다.

이날 난창시 신장(湛江)구의 다른 지역에서는 덩(鄧)씨 일족들이 모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행사를 열었고 마을 주민 다수가 구경꾼으로 참석했다.

당국은 “질서 유지” 명목으로 현장에 대규모 경찰 병력을 보내 흥겨운 행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일부 경찰들은 보호모를 착용한 채 진압용 방패까지 들어 삼엄한 모습이었다.

같은 날 광둥성 잔장(湛江)시 쉬원(徐聞)현에서도 정월 13일(음력 1월 13일)을 맞아 유신 행사가 열렸다. 현장 곳곳에는 경찰이 출동해 호루라기를 불며 질서 유지를 시행했지만, 목격자들은 “행렬만 빨리 지나가게 하며 행사를 최소화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새해 분위기를 즐겁게 맞이하도록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후딱 해치우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행사 음악이 크게 울려 퍼지는 와중에도 경찰이 날카롭게 고함을 치며 주민들을 인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등 다른 지역에서 포착된 것과 마찬가지로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날 차오저우(潮州) 등 광둥성과 장시성 등 여러 곳에서 유신이나 용춤 행렬이 경찰의 개입으로 중단돼 주민과 경찰이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와 같은 사건이 보도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새해를 축하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거냐”라며 비난하는 여론이 일었다.

중국 전문가 탕징위안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안팎의 위기에 처하면서, 모든 일이 ‘안정 유지’를 위협하는 행위로 치부되고 있다”며 “당국이 예민히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권력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