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권고 거부하고 ‘생명을 선택’한 엄마…‘기적’을 낳다

데보라 조지(Deborah George)
2025년 02월 12일 오후 4:50 업데이트: 2025년 02월 12일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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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의 수지 맥은 예상치 못했던 임신에 한없이 기뻤다. 하지만 몇 주 뒤, 태아가 위험할 수 있다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자 그녀와 남편 재커리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수지는 당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이 훗날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때는 임신 17주 차였다. 갑자기 양수가 터진 수지는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양수는 완전히 소실됐고 태아의 크기도 정상보다 작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지와 재커리 맥 부부가 갓 태어난 아들 오지와 함께 찍은 사진 | 수지 맥 제공

의료진은 그녀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며칠 안에 진통을 시작합니다.”

뒤이어 의사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집으로 돌아가 아기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작별하시거나, 아니면 병원에서 임신 중절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의사는 또한 임신을 유지할 경우, 감염 위험이 매우 높아 임신 중절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재커리는 충격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수지는 눈앞의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병원을 나온 후, 부부는 주차장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오지는 출생 후 3개월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 수지 맥 제공

“우리는 울고, 또 울고, 계속 울었습니다.” 수지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차에 올라탄 후에도 그녀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절망 속에서 그녀는 믿음에 의지하며 간절히 기도했다.

“신이시여, 제발 제 아기를 살려 주세요.”

그 후 부부는 캘리포니아 산타바르바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몇 날 며칠을 기도로 보냈다. 수지는 의사의 말대로 곧 진통이 시작되고 아기를 잃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지는 산부인과 전문의 수잔 라모스 박사를 찾았다.

진료 결과, 태아의 심장은 강하게 뛰고 있었고 감염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라모스 박사는 “이건 정말 기적입니다”라며 희망을 전했다. 그러나 ‘고위험 임신’임은 여전하기에 출산까지 가려면 철저한 관리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지는 라모스 박사의 관리하에 ‘침상 안정(절대 안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병원들은 태아가 생존 가능 연령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의 입원을 거절했다.

그때부터 부부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냈다. 태아 생존 가능 연령인 ‘23주’를 넘기는 것.

형 핀이 동생 오지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 | 수지 맥 제공

“우리는 정말 매일 기도했어요. 꼭 23주를 넘길 수 있도록요. 23주만 넘긴다면, 그때부턴 세상도 이 아이를 진짜 ‘사람’으로 인정해 줄 테니까요. 그러면 우리가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마침내 태아가 23주를 넘겼고, UCLA 병원이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곳에서 수지는 입원해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UCLA 병원 의료진에게 이는 매우 특이한 사례였다. 대부분의 임산부가 이런 상황에서 임신 중절을 선택하기 때문에, 조기 양막 파열 진단 후 성공 사례는 거의 보고된 바가 없었다.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수지를 돌보면서도, 임신을 지속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 반복해서 경고했다.

그러나 수지와 남편은 “절대 임신 중절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고, 끝까지 자신들의 결정을 지켜냈다.

‘챔피언’의 탄생

임신 29주 차, 수지는 한밤중에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검사에 의하면 모든 수치는 정상이었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출산이 임박했음을 직감했다. 추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그녀의 자궁 경부는 이미 5cm 열려 있었다.

이후 몇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이미 한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아기 ‘오지(Ozzy)’는 힘차게 울며 세상에 태어났다. 그의 두 팔은 하늘을 향해 번쩍 들려 있어, 마치 “나는 챔피언이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현재 두 살이 된 오지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 수지 맥 제공

오지의 다음 여정은 신생아 중환자실에 머무는 것이었고, 퇴원 후에도 산소 공급이 필요했다. 부부는 특수 기기를 사용해 산소를 공급하며 오지를 세심하게 돌봐야 했다.

의사들은 그가 몇 년간 산소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지는 의료진의 예상을 훨씬 빠르게 뛰어넘었다. 단 6개월 만에 ‘스스로’ 호흡하며 이 모든 과정을 극복한 것이다.

현재 두 살이 된 오지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출생 당시 의료진은 장애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오지는 어떠한 장애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인지 발달은 또래보다 3개월 앞서 있다.

“아직 세 살도 안 됐는데, 벌써 글자를 읽기 시작했어요”라며 올해 41세가 된 수지가 말했다. 오지는 신체적으로는 또래보다 약간 작지만 발달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수지와 재커리는 아기, 오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자 ‘신앙의 증거’로 여기며, 벅찬 감정을 담아 말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신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믿음이 생겼어요.”

전사 오지 | 수지 맥 제공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수지는 신앙과 주변의 지지에 의지하며 어려운 시간을 견뎌냈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모님과 시부모님은 그녀가 힘든 시기를 견디는 데 큰 힘이 돼 주었다. 또한 그녀는 모든 병원이 치료를 거부할 때 기꺼이 도와준 라모스 박사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수지는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자동차 백미러의 자신을 응시하며 뱃속 아기를 구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그 순간을.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 그녀는 단순히 아이를 구해 달라고만 기도한 것이 아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더 깊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정말로 신이 존재하는 걸까?”

오늘날 수지는 그 답에 대해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제 저는 제 신앙에 대해 매우 확고해요.”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수지는 전문 채용 분야에서 일하는 바쁜 직장인이지만, 틈틈이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특히 그녀는 어려운 상황의 임산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최근에는 같은 진단을 받은 한 여성이 수지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연락을 해 왔다. 그 여성은 수지의 글을 통해 임신 중절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수지의 신비로운 경험이 또 다른 생명을 구원한 것이다.

자랑스러운 엄마가 된 수지는 사랑하는 아들, 오지와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신은 언제나 방법을 갖고 계시죠”라며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한상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