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전총국, 단편 드라마 심의 강화…“반(反)공산주의 이념 단속”

2025년 02월 10일 오전 8:54

中 광전총국, 단편 드라마 심사 강화…“반(反)공산주의 이념 단속”

중국 공산당 국가광전총국은 최근 단편 드라마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며, 제작부터 방송까지 모든 플랫폼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통지문을 발표했다.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제작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업계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방송계 우려 속에, “당국이 공산주의 이념과 상충하는 내용 확산”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전총국은 지난 5일 “모든 단편 드라마는 방송 전 네트워크 드라마 유통 허가증을 취득하거나, 온라인으로 신고 및 등록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는 통지를 발표했다.

또한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제작자부터 방송 플랫폼까지 모두 강연 소환, 시정명령 등 제재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광전총국은 중국 국무원 산하 직속기구로 중국의 언론을 감독하는 기구다. 중국 내 모든 드라마, 영화, 만화, 게임 등을 심의한다. 특히 정치, 군사, 외교, 종교 및 기타 주제와 관련된 단편 드라마는 공동 심의 기구에서 까다롭게 검열한다.

중국에서는 단편 드라마 중에서도 길이가 수십 초에서 수 분으로 매우 짧은 마이크로 드라마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편당 길이가 10~20분에 달하는 작품도 있지만, ‘빠른 재키’를 원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2~3분짜리가 주를 이룬다.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과 초고속 전개가 특징이며, 환생이나 시간 여행, 재벌 남성과 평범한 여성의 연애담 등을 다룬 작품이 많다. 희망 없는 중국 청년들을 대리 만족하는 내용들인 셈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6월부터 단편 드라마에 대한 사전 심의를 강화하고 있다. ‘방송 전 심의’, ‘등급 심의’, ‘단계적 심의’ 등 2중, 3중의 검열 장치를 마련해 이른바 ‘비과학’이나 ‘미신’을 퍼뜨리거나 시청자들에게 중독적인 작품을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재미 중국평론가 우쭤라이(吳祚來)는 “이는 표면적인 구실”이라며 “공산주의 이념을 흔드는 작품들을 규제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말했다.

중국의 단편 드라마, 특히 마이크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드라마에서 다루지 못하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공산주의 사상 통제가 약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쭤라이는 “공산당이 항상 우선에 두는 것은 정권 안정과 사회 통제”라며 “공산주의에 반대하거나 중국 사회의 실상을 드러내는 것을 막는 것이 광전총국의 기본 검열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중국계 캐나다인 작가인 성쉐(盛雪) 역시 “중국에서 단편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공산당은 일부 드라마가 당의 이념과 충돌하고 당의 통치를 훼손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성쉐는 “현재 중국은 극심한 사회적 모순이 만연해 있다”며 “중국의 드라마 작가와 감독들도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싶은 의지가 있다.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단편 드라마라는 형태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이를 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중국 공산당이 늘 거짓말과 폭력, 사악한 통제에 기반해 권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경제가 쇠퇴하고 전반적인 사회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중국 곳곳에서 저항하는 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