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난 우원식 의장 “경주 APEC 참석 요청”

2025년 02월 08일 오전 9:10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자오러지(국회의장 격)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우 의장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현지 시간) 하얼빈 타이양다오(太陽島)호텔에서 시 주석을 접견했다.

한국 국회의장이 중국 시 주석을 만난 것은 2014년 12월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 이후 처음이다.

지난 12월 비상계엄 이후 한국 고위급과 시 주석의 첫 공식 만남이다. 이날 만남에는 방중단에 참가한 여야 의원 대표단도 배석했다.

당초 15분가량으로 예정됐던 이날 면담은 계획보다 길어진 42분 동안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양국 주요 관심사를 서로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회담 시간이 길어졌다”고 했다.

우 의장이 시 주석에게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 주석은 우 의장에게 “한중 관계 안정성 유지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고, 우 의장은 “한국이 불안정하지 않고, 한국인에게 저력이 있는 만큼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송환 사업에서의 진전을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고, 시 주석은 “몇 년 전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협조를 지시한 바 있다”며 한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은 설명했다.

양국 간 문화 교류에 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이 외 한시적 비자 면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 후속 협정에 대한 성과 도출 등 경제 문제도 거론됐다. 우 의장은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조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접견은 우 의장과 시 주석이 나란히 앉아 진행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선 대통령이 아닌 해외 인사들을 접견하는 경우 통상 시 주석이 주재하는 형식으로 자리를 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번 접견은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