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 행정부, 중국과 디커플링 가속화

2025년 02월 08일 오후 12:0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으로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이 가속화하면서 미국의 관세와 법적 제재가 중국의 취약한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백악관 복귀와 함께 트럼프는 더 높은 관세와 더 엄격한 규제를 부과하겠다고 다짐하며 대중 강경 무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에 고무된 미국 의원들은 1월 23일(현지 시간) 중국의 ‘최혜국’ 교역 지위를 박탈하는 법안을 포함해 중국공산당(CCP)을 경제적으로 약화하기 위한 여러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다.

1월 23일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뮬레나르(공화-미시간)와 톰 수오지(민주-뉴욕) 의원이 발의한 무역공정성회복법은 중국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박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초당적 법안은 PNTR 관련 법안들을 검토하라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이어 발의됐다. 2000년 중국이 공정한 무역 관행을 채택할 것이라는 기대하에 처음 부여된 PNTR 지위는 오히려 미국의 제조업 몰락, 지적재산권 절도, 그리고 중국공산당의 경제적 강압을 초래했다.

이 법안은 비전략적 물품에 대한 최소 35%의 관세와 전략적 물품에 대한 100%의 관세를 포함하는 새로운 관세 구조를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또한 중국의 최소허용기준(de minimis) 대우를 종료해, 저가 상품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는 자격을 제한한다. 관세 수입은 미국 농민들, 제조업체들, 그리고 태평양에서의 군사적 준비 태세를 지원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톰 코튼(공화-아칸소)과 짐 뱅크스(공화-인디애나) 상원의원이 상원에서 발의한 유사 법안과 함께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이 법안은 중국의 경제적 공격성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국제무역위원회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중국 수입 의존도를 성공적으로 줄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관세 인상 조치를 더욱 정당화하는 근거다. 지지자들은 중국의 PNTR 지위 박탈이 미국의 산업 능력 회복, 국가 안보 보호, 그리고 중국공산당의 경제적 강압 대응에 핵심적이라고 주장한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1월에 완료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효과는 이미 중국 전역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24년 중국 내 미국 기업의 30%가 제조업 이전이나 공급처 변경을 고려하거나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2022년의 이전 최고치 24%를 넘어선 기록이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미중 긴장관계를 가장 큰 도전 과제로 꼽았다. 중국을 대신할 이전 대상지인 인도와 동남아시아와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혜택을 볼 것이다. 18%의 기업들은 미국으로의 사업 이전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의 16%에서 증가한 수치다.

중국 경제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대한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로 인한 추가적인 압박을 견디기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2024년 5% 성장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고했지만, 이는 장기화된 부동산 위기, 높은 지방정부 부채, 그리고 증가하는 청년 실업률로 인해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 중 하나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3년 연속 손실을 보고했다. 침체된 소비 지출과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심화된 경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했기 때문이다. 신뢰도가 약화하면서 더 이상 중국을 선호 투자지로 보지 않는 기업의 비율이 21%로 급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두 배다.

중국의 최근 성장은 전기차와 산업재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주도 수출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의 관세 인상이 이러한 모멘텀을 위협하고 있다. 동시에, 2024년 말 가계 소비가 경제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팬데믹 이전의 59%에서 29%로 하락하면서 내수 부진이 여전히 주요 문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하락은 부동산 가치 하락과 임금 정체로 더욱 악화돼, 중국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수출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

차이나 디센트 모니터(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중국 내 반정부 시위 모니터링 프로젝트)에 따르면, 중국 국민들은 경제 침체를 체감하고 있으며, 2024년 6~9월 사이에 경제적 불만과 관련된 900건 이상의 시위가 기록됐다.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는 트럼프의 첫 임기 이전인 2016년의 6.7%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중국 경제는 트럼프의 첫 임기 때보다 수출 의존도가 훨씬 더 높아져, 이번에는 미국의 무역 제한에 더욱 취약한 상태다.

중국의 2024년 1조 달러라는 기록적인 무역 흑자는 트럼프 취임 직전 막바지에 밀어내기식으로 수출을 늘린 덕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급증은 일시적이었다. 이후 중국은 미국과 EU로부터 밀려나, 러시아 같은 작은 경제권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됐다. 중국과 러시아 간 2024년 양자 무역은 2370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는 서방 시장의 수요 감소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한다. 중국이 러시아와의 무역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트럼프의 대러시아 정책에 달려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는 데 대해 중국에 엄격한 2차 제재를 가할지 여부가 중요하다.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투자가 2021년 정점에서 25% 감소하면서 계속해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개발업체 자금 조달을 제한한 베이징의 ‘삼선규제(Three Red Lines)’ 정책 이후의 일이다. 한때 GDP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부동산 부문은 수백만 채의 선분양 아파트 공사 중단과 모기지 보이콧이 소비자 신뢰를 압박하면서 심각한 혼란 상태다.

가계 지출은 여전히 취약해 GDP의 40% 미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2024년 중국 중앙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출이나 투자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2018년 44%에서 62%로 증가했고, 중국의 고용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2018년 16%에서 10%로 감소했다.

중국이 부동산을 안정화하고 내수를 진작하며 글로벌 무역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트럼프의 관세는 이미 취약한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중국공산당은 분석가들과 인플루언서들에게 비판을 자제하도록 압박하며 부정적인 경제 논평을 억압해 왔다.

한편,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유럽과 다른 외국 기업들도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탈출함에 따라 아시아 전역의 미국 동맹국들의 투자,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