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사면초가에 빠진 중국 공산당

2025년 02월 07일 오후 4:57

1983년 영화 ‘위험한 해(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는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정권 붕괴 시기에 음모와 위험에 직면한 한 언론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수카르노 정권처럼 중국공산당(CCP)도 2025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도전의 핵심에는 대중의 신뢰 상실, 경제 위기 심화, 내부 숙청 지속, 그리고 증가하는 사회적 불만이 있다. 나아가 중국을 경제적,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 외부 요인들도 중국공산당을 궁지로 몰아 붙인다.

신뢰의 상실

큰 틀에서 보면, 중국공산당의 정당성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는 정치적 신뢰의 상실이다. 중국 국민들은 국가가 여러 방면에서 저지른 악랄한 권력 남용을 잘 알고 있으며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그 결과, 많은 중국인, 특히 젊은 세대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당이 여론을 무시하고 중국 사회의 거의 모든 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공동부유’라는 거창한 약속은 실패했고, 중국공산당이 부와 권력을 늘리려는 수단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신뢰 상실은 사회적 불만을 넘어 투자가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경제 침체를 역전시키고 국가를 다시 번영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은 중국으로부터의 기록적인 자본 유출을 초래했다. 심지어 글로벌 투자 펀드들도 중국 채권을 기피하고 있다.

이 사태는 중국 금융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장기적 우려를 나타낸다.

신뢰 상실이 중대한 도전이 되는 이유는 중국공산당의 정당성이 항상 경제 성장과 안정을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 입각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그걸 믿는 중국인들은 별로 없다. 기왕에 존재하던 불만의 추세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심화하는 경제 위기

중국의 심화하는 경제 위기 또한 중국공산당의 권력을 약화하고 있다. 한때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구해낸 것으로 칭송받았던 정책들이 현재 진행 중인 경제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교육받은 중국 젊은이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으며, 청년(16-24세)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더 깊은 병폐의 드러난 증상일 뿐이다.

중국 GDP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부동산 부문은 수년간 계속 무너져 왔고 여전히 무너지는 중이다. 이는 수백만 명의 일자리 상실과 재정적 파탄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소득과 임금이 하락해 주택 구매가 불가능해졌다.

더욱이 GDP의 약 28%를 차지하는 국유기업들은 비효율성과 부패에 빠져 있다. 이러한 경제적 장애물들과 정부에 대한 불신은 소비자 신뢰와 지출을 무너뜨려 경제의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초래했고, 성장률을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러한 위기를 더욱 악화하는 것은 중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출이 확대되는 것이다. 더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엘리트들과 일반 시민들이 매달 수십억 달러를 국외로 빼돌리고 있다. 이러한 유출은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 부족을 보여주며 중국 금융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악화하는 경제는 중국공산당의 핵심 공약인 ‘번영’을 불가능하게 만들며, 이는 당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린다.

숙청을 통한 통제 강화

시진핑은 마오쩌둥을 능가할 정도로 어떤 지도자보다 더 강력하게 권력을 공고화했다. 마오처럼 기업, 금융, 군사 분야를 아우르는 대대적인 숙청은 시진핑 지도체제의 특징이 됐다.

하지만 이는 최고위 관료들 사이에서조차 공포, 마찰, 불안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또한 시진핑의 편집증과 불안감의 징후이기도 하다. 숙청된 많은 관료가 실제로 부패했다고 판단되지만, 일부는 시진핑의 권력에 잠재적 위협이 됐기 때문에 숙청됐다.

반복되는 숙청은 당 내부에 불확실성을 만들어내 효과적인 통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숙청과는 구별되지만 연관된 것이 국유기업 수의 증가다.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중국공산당은 경제와 국민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목적으로 더 많은 민간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악순환을 가속화할 뿐이다.

외부의 역풍으로 위기 심화

무역, 기술, 외교 정책에서 중국에 맞서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력을 고려할 때, 2025년 중국과 미국 간의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이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미국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는 2025년 이후 중국공산당의 경제 성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60%에 달하는 관세와 함께 다른 무역 정책 옵션들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원하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연합의 일부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경계하며 EU에 대한 중국의 수출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도 역내와 전 세계에서 중국의 무역과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대만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으며, 파나마운하를 되찾고 그곳에서 베이징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선언도 주목된다.

이상은 2025년 중국공산당이 직면한 많은 외부적 도전 중 일부일 뿐이다. 2025년은 실제로 중국공산당, 시진핑, 그리고 중국 국민들에게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될 수 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