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에서 MEGA까지…유럽 보수주의자들, 트럼프와 연대

2025년 02월 07일 오후 3:48

유럽의 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의 성공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아, 유럽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을 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속도를 더해가는 유럽의 쇠퇴에 맞서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취임 일주일 후인 1월 28일과 29일, 제2회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EGA)’ 컨퍼런스가 유럽 의회에서 개최됐다. 대규모 이민에서부터 검열, 그리고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하의 미국-EU 관계에 이르기까지, 대서양 양측의 보수 정치인, 학자, 언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럽이 직면한 시급한 문제들을 논의했다.

유럽의회의 주요 중도우파 정치 그룹인 유럽보수개혁(ECR) 그룹이 주최한 이 회의에는 의사이자 과학자인 로버트 말론 박사,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Real America’s Voice)의 정치 평론가 벤 베르그콤, 맘스 포 아메리카(Moms for America) 설립자 킴벌리 플레처와 등 미국 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소리(VOA) 수장으로 지명한 카리 레이크는 당초 참석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유럽 측에서는 전 폴란드 총리이자 현 ECR 대표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ECR 부대표인 마리옹 마레샬과 게오르게 시미온이 주목할 만한 참석자였다. 이 행사에는 ECR 소속이 아닌 인사들도 참여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2월 말 독일 연방 선거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지지한 반이민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소속의 유럽의회 의원 크리스틴 앤더슨이 주목을 받았다.

이 컨퍼런스의 주도적 인물인 루마니아 정치인 게오르게 시미온은 이 모임을 MAGA의 정치적 청사진을 유럽에 옮기는 도구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시미온은 “MAGA의 승리는 유럽에 있는 우리에게 본보기”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유 아래 하나가 돼야 한다. 언론의 자유, 선거의 자유, 그리고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자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유럽보수개혁(ECR) 그룹의 프랑스 부대표 마리옹 마레샬은 MEGA 컨퍼런스를 유럽 보수주의의 결정적 순간으로 규정하며 이를 “유럽의 각성을 위한 위대한 행사”라고 칭했다. 그녀는 비유럽계 대규모 이민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 길의 끝에는 단순히 빈곤과 지정학적 추락만 있는 게 아니다. 간단히 말해서, 멸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CR 그룹의 또 다른 프랑스 부대표인 니콜라스 베이도 그녀의 우려에 동조했다. 그는 MEGA를 “점점 더 절박해지는 유럽의 상황에 트럼프의 보수적 메시지를 적용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베이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들의 승리를 의미한다. 기본적 자유의 수호, 정체성 보호, 그리고 워키즘(wokeism)의 종식이 그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한다는 사실이 유럽 보수주의자들의 자동적인 정치적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과 유럽 간의 문화적 유대와 더 강력한 대서양 양안의 보수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보주의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로버트 말론 박사와 같은 미국 인사들에게 MEGA는 단순한 참관 기회 이상이었다. 그것은 유럽 우파를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한 플랫폼이었다.

그는 자신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국제 보건과 중도우파 대중 운동을 지지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며, 이 컨퍼런스를 미국과 유럽 보수 운동 간의 협력을 위한 촉매로 봤다.

아울러 “우리는 함께 일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각 국가의 필요에 맞는 전략을 조정하면서 공통된 주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독일의 유럽의회 의원 크리스틴 앤더슨도 마찬가지로 ‘글로벌리즘 세력’에 맞서는 대서양 양안의 단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글로벌리즘을 추구하는 인류혐오자들에 맞서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국제 공산주의가 사실상 그들의 목표”라며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네덜란드 유럽의회 의원 롭 로스는 “우리는 유엔이 지원하는 사회주의 정책인 글로벌리스트 의제에 맞서 단결하고 싸워야 한다. 그것은 민족국가를 해체하려는 것”이라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또한 험난한 싸움을 앞두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의 비공개 만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나에게 직접 말했다. ‘우리는 서유럽에 대한 희망을 포기했지만, 동유럽은 믿는다’라고. 그러니 서유럽에 있는 우리가 아직 좌파 정책들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MEGA의 이번 행사는 유럽에서 MAGA 운동의 성공을 재현하려는 뜻깊은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보수주의자들과 더 긴밀히 연대하고, 또한 양 대륙에 걸친 공통 이슈들에 대해 대서양 양안의 협력을 발전시키려는 유럽 보수주의자들의 열망이 돋보였다.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National Rally) 소속 프랑스 유럽의회 의원인 버지니 조론은 자유의 제한과 관련된 이슈들을 중심으로 협력을 촉진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일론 머스크를 유럽의회에 초청하는 서한에 공동 서명했고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하자는 제안을 지지하는 조론은 트럼프의 미국과 유럽 애국자들 간의 이념적 기반이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조론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우리의 뿌리, 우리의 정체성, 우리의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싸운다. 우리는 캔슬 컨처나 워키즘을 원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 사고의 자유, 그리고 의견의 자유다.”

동시에 그녀는 트럼프하의 미국과 상대해야 하는 현실적인 측면도 인정했다. “우리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에서는 협력해야 한다.”

유럽의 보수주의자들이 미국 보수주의자들과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MEGA 컨퍼런스는 시작에 불과하다. 게오르게 시미온은 이 운동의 확장을 위한 계획이 이미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우리는 금년 내내 일련의 컨퍼런스, 토론회, 집회들을 조직할 계획이다. MAGA에서 MEGA로!”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