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 꿈꾸는 K방산…다국적 수출 확대한다

국내 방산업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각에선 ‘제2의 반도체’로 방산을 지목하며 차기 한국 경제를 이끌 큰 축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 방산기업들은 올해 다국적 수출 통로 확대에 나서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내 폴란드와 동남아 다수 국가를 기반으로 방산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은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38개 방산기업은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IDEX(국제방산전시회) 2025’에 참가한다.
더욱이 중동 국가들은 국내 방산업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 국내 방산업계는 ▲2022년 UAE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2024년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과 순차적으로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이라크는 지난해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라크의 수리온 체결은 ‘국산 헬기 최초 수출’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IDEX는 전 세계 고위급 국방 관계자와 65개국 1350여 개 방산업체가 참가하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방산전시회”라며 “다가올 전시회에서 국내 방산기업들의 기술력과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군의 지원사격도 예정됐다.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한국군과 UAE군의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것이다. 아부다비 근해에서 시행되는 연합훈련에 육군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장비 14대와 중대급 병력이, 해군은 상륙함인 천자봉함(4900톤급) 1척, 해병대 소대급 병력이 고루 참가할 것으로 전해진다.
중동을 거점으로 아시아권 공산국가에도 방산 수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베트남 정부와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수출이 성사된다면 국내 최초 공산권 수출 사례로 이어진다. 앞서 베트남 국방부는 지난 2023년 2월 한국군 제7기동군단을 찾아 K9 자주포를 살펴보며 도입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럽과 일부 동남아 국가를 기반으로 고도의 기술력을 국제사회에 알린 K방산에 베트남이 관심을 갖는 배경엔 ‘중국과의 무력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또 다른 동남아 국가인 필리핀이 국내 방산업계로부터 전투기 12대의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한편 국내 방산업계의 기술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2024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 2023년 한국의 세계 무기수출 시장점유율은 미국(42.0%), 프랑스(11.0%), 러시아(11.0%), 중국(5.8%), 독일(5.6%) 등에 이어 2.0%로 10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