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강 개혁신당…대권 선언에도 암초 잦은 ‘이준석’

2025년 02월 05일 오후 8:45

조기 대선 기류에 맞춰 대권 출마를 시사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당 내부 악재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측은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당 소속 이준석·천하람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및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조사해 줄 것을 의뢰했다. 허은아 대표 측의 이번 행보는 당내 이준석계 지도부가 당원 투표를 통해 허은아 대표의 퇴진을 결정한 시기와 겹친다.

허은아 대표 측에 따르면, 이준석·천하람 의원은 22대 총선 당시 선거공보물 제작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 이준석 의원이 당 부설 연구원인 개혁연구원 원장을 맡아 5500만 원을 부당 지출한 혐의가 있음을 부각했다. 이준석 의원이 개혁신당 당대표를 맡던 당시 월 1100만 원가량의 당 홈페이지 운영비가 부당하게 지출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준석 의원과 천하람 의원은)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배신했다”며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자금조사과에 공익 제보 문서를 제출했다”며 “선관위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누가 정말로 당을 사유화하고 예산을 허투루 썼는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단, 천하람 의원은 허은아 대표 측 주장에 대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든 개혁신당의 상황이 이준석 의원의 대권 가도를 막는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점쳤다. 앞서 이준석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한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개혁신당 내홍이 일파만파 불거지자 한때 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됐던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쓴소리를 가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은 이날 한 방송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의원이) 그토록 싫어했던 사람들을 닮아가는 건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당내 갈등이 있다는 것 자체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재차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갈등이 있었고 이후 이어졌다”며 “자칫하면 이준석 의원이 가는 곳마다 갈등만 일으킨다는 소리를 듣기 쉬우니 꼭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