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중국 간첩 잇따라 체포…“빙산의 일각일 뿐”

도로시 리
2025년 02월 05일 오전 11:48 업데이트: 2025년 02월 05일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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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인들이 연루된 일련의 스파이 사건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방첩 관계자들은 고도의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마르코스는 1월 31일(현지 시간) “우리 군대를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스파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최근 필리핀은 5명의 중국인을 체포한 바 있다. 이들은 군용 카메라와 드론을 사용해 필리핀의 민감한 국방 시설들을 감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산물 구매자로 위장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와 맞닿은 서부 팔라완 섬의 도시 푸에르토 프린세사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국가수사국(NBI)은 “이들이 울루간만(灣)을 자주 방문하면서 만의 남서부 지역인 바랑가이 바힐레의 해군 분견대에 대해 공중 감시와 정찰을 수행하고 영상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용의자들로부터 항구, 해안경비대 기지, 선박, 그리고 해군 함정과 부두의 영상과 사진이 담긴 장비를 압수했다.

에두아르도 아뇨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작전은 우리 국경 내에서의 모든 간첩 행위를 탐지하고 저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경계와 선제적 방첩 조치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고 1월 31일 성명에서 밝혔다.

용의자들은 모두 필리핀 교싱(僑星) 자원봉사단체와 필리핀-중국 평화우호증진협회라는 두 개의 민간단체와 연관돼 있다.

이번 체포는 1월 24일과 25일에 이뤄졌으며, 이는 한 중국인 엔지니어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지 일주일 만이다. 덩 위안칭으로 확인된 39세의 이 남성은 자율주행차 회사의 연구를 한다는 명목으로 마닐라의 군사시설을 포함한 주요 기반시설을 감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덩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필리핀인 2명도 1월 17일 체포됐다.

로미오 브로너 주니어 필리핀 육군참모총장은 1월 30일 기자회견에서 이 두 건의 간첩 사건이 서로 관련돼 있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활동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브로너는 “아직 수사 중이라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우리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5명의 혐의자 체포에 대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더 많은 간첩들이 암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알리고, 간첩 행위와 연관됐다고 생각되는 의심스러운 활동들을 감시하고 신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일련의 간첩 사건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중첩 문제를 둘러싸고 필리핀과 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중국공산당이 자신들의 영유권 주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지난 수개월간 중국과 필리핀 군 간의 대치가 폭력적으로 변모했고, 이는 글로벌 무역을 교란할 수 있는 더 큰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