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일부 정치인들이 조기 대통령 선거에 시동을 걸고 있다. 조기 대선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권교체’를 연결고리로 ‘대선 컨벤션 효과’를 형성하기 위함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엿새간 설 연휴를 보낸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조기 대선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여론전 샅바싸움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여야는 오는 10일, 11일 양일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12일부터 14일까지 대정부 질문을 실시하는 일정을 잠정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일부 정치인들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조기 대선’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영록 전남도지사(현 민선 8기)가 조기 대선 출마 의지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행정 관료 출신의 정치인인 김영록 지사는 ▲전남 강진·완도 군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민선 7기 전남도지사를 지냈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호남 지역 언론인들을 만나 “해보고 후회하더라도 해야지,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내 주변에서도 긴가민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심을 굳혔다”고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민주당 내 친문계(친문재인계) 대권주자들 역시 조기 대선 행보에 나섰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은 이달 안으로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부겸 전 총리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광주와 전남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전 의원도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동일 지역을 찾아 언론인 간담회 등을 한다. 김동연 지사 역시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에서 경제·종교단체 특강을 하고 지역 당원들과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도 과감하게 세대 전환을 해야 한다”며 “정치 판갈이를 해야 한다”고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어 “36세 당대표 당선의 기적과 누구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던 ‘동탄의 기적’ 위에 우리가 쌓고 싶은 다음 기적은 세대교체”라고 부연했다. 39세의 이준석 의원은 다음 달 31일이면 만 40세로 대선 출마 자격을 얻게 된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실용주의 노선을 걷는 데 분주하다. 정권교체를 위해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그래선지 이재명 대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관련한 초당적 대응을 위해 국회 통상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같은 날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추가할지에 대한 정책 토론회도 주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