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등 좌파 매체 美 국방부서 쫓겨난다…“보수 언론 위주로 대체”

강우찬
2025년 02월 03일 오후 3:23 업데이트: 2025년 02월 03일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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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뉴욕타임스(NYT) 등 좌파 성향 매체를 포함해 언론사 4곳을 국방부 기자실에서 퇴출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는 NYT, NBC, 공영라디오 NPR과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4개 사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국방부 기자실에 배석된 자리를 비워줄 것을 통보했다.

국방부 대변인 존 울리엇은 이날 기자단에게 보낸 ‘매체 순환 배정에 관한 새로운 계획’ 문서에서 “뉴욕포스트,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OANN), 브레이트바트 뉴스, 허프포스트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알렸다.

뉴욕포스트는 중도우파 성향, 허프포스트는 진보 성향 매체이며 OANN과 브라이트 바트 뉴스는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을 정면적으로 보도해 온 매체들이다.

이 가운데 브라이트 바트 뉴스는 보수 논평가 앤드류 브라이트가 2007년 설립했으며, 트럼프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이 참여하면서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우군으로 등극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매체다.

이번 조치로 NYT 등 좌파 매체 4곳은 국방부 기자실에서 쫓겨나지만, 국방부 출입이 금지되거나 취재에 제약을 받는 것은 아니다.

울리엇 대변인은 “여전히 국방부 출입 언론사 자격이 유지된다”면서 “기자회견 참석과 취재가 종전과 동일하게 허용되며 국방부 관계자들의 순방에 초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더 많은 언론에도 보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매년 지면 신문, 온라인 매체, 라디오, 방송사별로 1곳씩 새로운 매체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BC는 “수십 년간 국방부 기자실 출입이 허용됐었는데 이번 결정이 실망스럽다”고 논평했다.

NYT는 별다른 논평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십 년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에서 국방부를 취재해 온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언론을 솎아낸 국방부의 전례 없는 움직임을 크게 우려한다”는 국방부 기자협회의 성명을 전했다.

새롭게 국방부 기자실에 자리가 마련된 허프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와 허그세스 국방장관은 국방부 운영에 관해 허프포스트가 더욱 강렬하게 보도해 주길 바라는 것 같다”며 “우리는 기꺼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환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소식을 보도하며 “국방부가 보수 매체에 대한 선호를 보이며 NPR, NYT, NBC를 몰아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