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中·加·멕시코 관세 1일부터 부과…“코로나 기원은 중국” 발언도

2025년 02월 01일 오후 4:05

“펜타닐 유통에 대한 책임 관세…어떻게 하든 피하지 못할 것”
코로나19 기원에 대해서도 언급…“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

미국 백악관이 2월 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월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내일 멕시코에 25%, 캐나다에 25%, 그리고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는 중국이 불법적으로 조달해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유통하도록 함으로써 미국인 수천만 명을 살해한 펜타닐에 대한 관세”라고 명확히 중국의 책임을 지목했다.

“방금까지 대통령 집무실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 전 성명에서 제시한 2월 1일 마감 시한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펜타닐 유통과 불법 입국자를 방관하는 멕시코와 캐나다, 펜타닐 원료를 두 나라에 수출해 미국인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중국에 즉각 그러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관세 부과에 수 주일이 걸릴 것이며 3월 초로 연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레빗 대변인은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해 상대국의 산업과 경제를 해친다며 중국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에는 여러 가지 준비 과정이 필요해 부과 실행까지 2~3주가 걸렸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취임 후 관세 부과 실행까지 열흘여 만에 이뤄질 전망이다. “역사적 속도로 행동해 미국을 되찾겠다”는 트럼프의 공약대로 백악관과 미국 정부기관들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주말인 지난 주말 동안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집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가 무역 정책 책임자로 지명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 이동했다.

국내 언론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날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는데, 대통령은 이러한 정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존 렛클리프(신임 CIA 국장)가 진실을 밝히고 미국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린 것을 환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미국 국민에게 알리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또한 “몇 년 전 내가 이 기자실에 일할 때, 코로나19 대국민 브리핑을 위해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자 이 방에 있던 많은 사람이 비웃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트럼프 대통령)가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것이 확인할 수 있었던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옳았다”며, 트럼프의 발언을 팩트 체크 시도조차 없이 무작정 ‘음모론 프레임’으로 매도하는 기성 언론을 질타했다.

1997년생인 레빗 대변인은 올해 27세로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백악관 대변인이다. 레빗 대변인은 지난 28일 첫 브리핑에서 관례를 깨고 첫 질문권을 유력 매체가 아닌 온라인 매체에 부여했다. 백악관 출입과 취재 기회를, 소셜미디어 기반 1인 매체도 취재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레빗은 가톨릭 대학인 세인트 엔셀름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대학교 재학 시절 폭스뉴스와 백악관 기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2019년 졸업 후에는 트럼프 1기 백악관에서 대변인 보좌관을 지내며 당시 케일리 매케나니 대변인을 도왔다.

그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백악관 근무 경험과 관련해 “편향된 주류 언론에 맞서 싸웠다”고 소개할 정도로 당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유세 기간 자신에 대해 편향적으로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응징 방침을 분명히 한 만큼 레빗 역시 기성 언론의 반트럼프 공세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을 비롯한 세 나라가 어떻게 하든지 관세 부과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캐나다산 원유만큼은 캐나다 정부가 제대로 가격 책정을 할 경우 관세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고 여지를 열어줬다.

백악관은 관세 부과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주말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