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0일(현지 시간),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 근처에서 67명의 사망자를 낸 공중 충돌 사고가 연방항공청(FAA)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채용 관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DEI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강력하게 시행됐다.

1월 29일 오후 9시경에 발생한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항공기 사고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항공관제사의 채용 기준을 약화했다고 비난하며, 전 피트 부티지지 장관이 이끌었던 교통부가 ‘중증 장애가 있는 관제사들’의 채용을 앞세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FAA는 기관 웹사이트에 명시된 다양성과 포용성 채용 계획에 따라 심각한 지적 장애, 정신과적 문제, 그리고 기타 정신적·신체적 문제를 가진 근로자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부티지지는 X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비열하다.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 동안, 트럼프는 거짓말이 아닌 지도력을 보여야 한다”며 “우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었고, 사고를 줄였으며, 항공 교통 관제를 확대했고, 우리가 감독하는 동안 수백만 건의 항공편 중 상업용 항공기 사망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군과 FAA를 모두 지휘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첫 조치 중 하나는 우리의 하늘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도움을 준 주요 인력 일부를 해고하고 정직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대통령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실제 리더십을 보여주고 설명해야 할 때”라고 힐난했다.

이전 행정부 시절, FAA는 ‘다양성과 포용성’ 웹페이지를 통해 “다양성은 국가 전역과 그 너머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여행을 보장하는 FAA의 임무 달성에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FAA의 ‘항공안전 인력계획’은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생산적인 항공 부문을 갖추는 데 필요한 리더십, 기술, 기능적 기술을 갖춘 인력을 만들기 위한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약속과 함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능한 지원자들을 유치하고 채용하는 정책을 포함했다.

지난해 2월, 11명의 공화당 주 법무장관들은 FAA에 서한을 보내 오바마 행정부가 심각한 지적∙정신과적 장애가 있는 지원자들을 찾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FAA의 ‘다양성과 포용성’ 웹페이지는 2013년 2월에 개설돼 첫 트럼프 행정부 전체 기간 동안 운영됐다. 이는 바이든이나 부티지지가 주도하거나 개발한 것이 아니었다.

2024년 4월, FAA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다양성 채용’ 의혹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지만, ‘높은 자격을 갖춘 항공관제사’ 채용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FAA 대변인은 “FAA 자격증을 가진 모든 항공관제사는 FAA 아카데미에서 수개월간의 심사와 훈련을 거쳤으며, 이는 특정 지역과 영공을 배우는 18~24개월의 추가 훈련 이전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FAA는 트럼프의 1월 30일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트럼프는 “우리가 그 문제를 정확히 아는 건 아니다”라며 이 사고가 항공관제사들이나 FAA의 채용 관행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 투시경을 쓴 헬리콥터 조종사들이 접근하는 아메리칸항공 제트기를 제대로 못 보았을 수 있다”며 “헬리콥터가 상업용 제트기와 같은 고도에 있어서는 안 되는 거였다”라고 지적했다. 충돌은 지상에서 약 400피트 상공에서 발생했다.

교통부와 FAA는 군용 헬리콥터가 허가된 고도 내에서 운항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 질문을 다시 FAA로 돌렸다.

국립교통안전위원회는 아직 이 사고의 공식적인 원인을 발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아메리칸항공 항공편에 탑승했던 64명 모두가 충돌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아직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헬리콥터의 군 장교들도 사망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