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DEI(다양성) 정책 폐지 박차…관련 부서 해체 명령

톰 오지메크
2025년 01월 29일 오후 4:09 업데이트: 2025년 01월 29일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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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지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사관리처(OPM)의 새로운 지침을 통해 모든 기관에 DEI 직원들을 즉시 해고하도록 지시했다.

DEI 다양성(Diversity)·형평성(Equity)·포용성(Inclusion) 이니셜을 합친 단어다. 인종·성별·성적지향성 등의 차이점을 지닌 사람들이(다양성) 공평하게 대우받고(형평성) 인정받는(포용성)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지만, 오히려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월 24일(현지 시간) 찰스 에젤 OPM 처장서리는 정부의 DEI 정책을 폐기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관련해 연방 기관장들에게 지침을 제공했다. 트럼프는 “DEI 정책은 급진적이고 낭비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젤은 지침에서 “해당 명령에 따라 각 기관, 부처 또는 위원회의 장(長)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 내에서 60일 이내에 모든 DEI, 혹은 여기에 접근성(Accessibility)을 더한 DEIA 및 ‘환경 정의’ 관련 부서와 직위를 폐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각 기관이 DEI 부서 직원들에게 즉시 감원(RIF) 통지를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RIF 통지는 직위가 폐지되는 직원들에게 발부되는 공식 통지로, 발효일, 해고 사유, 퇴직금 같은 권리나 혜택 등을 명시했다.

에젤의 이번 지침은 연방정부 전반에 걸쳐 DEI 직원들을 해고하고 DEI 직위를 폐지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에젤은 지난 21일에도 기관장들에게 지침을 보내 DEI 관련 교육 취소, 외부 DEI 자문위원들과의 계약 해지, 1월 31일까지 DEI 직원 감원 조치 실행을 위한 서면 계획 제출 등 DEI 축소 등의 조치를 지시했다. 각 기관의 DEI 부서 직원들을 즉시 유급 휴직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서 “DEI는 오늘로 끝난다”며 “미국인들은 모든 국민을 동등하게 존중하고 오직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데에만 납세자의 혈세를 쓰는 정부를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DEI 지지자들은 이러한 정책들이 정체성이나 장애에 기반한 차별을 줄이고 다양한 집단의 대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헤리티지 재단을 비롯해 DEI 비판론자들은 DEI 정책이 마르크스주의적 정체성 정치의 한 형태라고 반박한다.

최근 몇 년간 DEI 정책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확산됐다. 이는 2023년 7월 대학 입학에서의 소수자 우대 정책을 폐지한 미국 대법원의 결정으로 더욱 격화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DEI 관련 조치 외에도, 많은 미국 주요 기업이 DEI 계획들을 축소했다. 캐터필러, 맥도날드, 사우스웨스트 항공, 토요타를 포함한 기업들은 최근 몇 달 동안 DEI 관련 정책들을 변경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11월 성소수자(LGBT)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 지원을 중단하고 인권캠페인(HRC)의 기업 평등 지수 참여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권캠페인 측은 기업들의 DEI 철수를 비판하며, 이는 사업적 성공을 방해하고 다양한 인력을 유치하는 데에도 불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민주당 의원도 DEI 정책을 옹호했다. 민주당 의원 약 40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이렇게 말했다.

“DEI에 반대하는 언사와 정책 목표는 위험하고 파괴적이며 차별적입니다. 궁극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가로막는 장벽을 세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DEI의 장점을 옹호하고 확장시킬 책임을 지고 있으며,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