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명확한 평가 결과 밝히지 않다가…
CIA 관계자 “기존 자료 새롭게 평가한 결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IA는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다가 이번에 갑자기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존 랫클리프 신임 국장이 취임하고 얼마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달라진 사령탑’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현지시각) CIA는 “이용할 수 있는 자료에 근거할 때,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이 자연적 기원보다 연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발표했다.
다만, CIA는 이번 결론에 대해 “낮은 확신(low confidence)”이라며 “실험실 기원과 자연적 발생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지속적인 평가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부 언론은 CIA가 새로운 정보를 수집한 것인지 궁금증을 나타냈으나, CIA 대변인은 이번 입장 변화는 “기존에 보고된 증거”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CIA는 뛰어난 정보 수집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고 지난 5년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공식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았으며 자연 기원설 쪽에 무게를 둔 정보당국의 발표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번 성명은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이 취임한 직후 발표됐다.
랫클리프 신임 국장은 그동안 코로나19 기원에 침묵하는 CIA에 실망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이날 보수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는지와 관련해, CIA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정보를 즉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랫클리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중국 공산당으로 인한 국가 안보 위협의 한 사례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대통령(트럼프)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어떤 우선순위를 가졌는지, 미국과 관련된 이 문제(코로나19 기원)를 어떻게 다루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국가 안보 태세는 무엇보다도 중국을 중시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그 기원을 추적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해결하는 업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중국에서 촉발된 팬데믹과 완전히 무관치는 않다고 보는 셈이다.
그는 “미국의 정보 당국자들, 과학들, 그리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모두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코로나19 대응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 지도자와 협상할 때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중국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또 다른 핵심 임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만약 중국(중국 공산당)이 미국인 100만 명의 죽음을 초래했거나 기여했다면 대통령은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CIA는 지난 수년 동안 코로나19의 기원이 실험실 유출인지 자연 발생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한편, 이번 발표 이후 CIA 관계자는 언론의 질의에 “새로운 평가 작업이 한동안 진행됐다”며 신임 지도부에 복종하듯 내놓은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