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당내 비주류 계파인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들의 볼멘소리가 증폭하고 있다.
22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비명계 핵심 인사들이 당 지도부 및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은 “총질 말라”며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이제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라며 “이재명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도 최근 사단법인 한반도평화경제포럼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처럼 서두르고 국민 생각 안 하고 자기 고집대로 하는 것이란 실망감이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최근 지지율을 평가했다.
친명계에서는 비명계 정치인들 발언에 반박했다. 당내 친명계 조직으로 분류되는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본인들이 하면 민주화 운동이고 남들이 하면 그저 ‘적대와 싸움의 정치’일 뿐인가”라며 “내로남불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명계를 압박했다.
친명계 인사로 분류되는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동지는 어려울 때 힘이 돼 주는 사람”이라며 “지금 비판이 어디를 향해야 할 때인지 민주당 당원이면 누구나 안다”고 했다.
비명계 정치인들이 당을 향해 쓴소리를 가한 것은 민주당 지지율과 연관이 깊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도가 6개월 만에 민주당 지지도를 오차범위 밖에서 역전했다. 실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양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46.5%로 39.0%의 민주당을 앞질렀다.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 조사에서도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은 48.6%로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는 46.2%를 추월했다.
해당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7.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비명계 인사들의 조기 대선 움직임도 포착됐다. 당내 원외 모임인 초일회가 다음 달 9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초일회는 당내 비명계 인사 모임이다. 작년 6월 결성된 초일회는 22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전직 의원들로 구성됐다. 그간 초일회는 김부겸 전 총리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야권 인사들과 활발한 소통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