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 병사들을 살해하고 도주 중이라는 소식이 확산됐다.
중국 포탈 넷이즈(网易·왕이)에는 21일 북한군 3명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 5명을 살해하고 부대를 이탈했다며, 러시아 당국이 배포한 수배 전단이라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에는 “수배 알림”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담겨 있었다. 이 문서는 “2025년 1월 13일, 볼셰솔다츠키 마을 인근에서 북한군 병사들이 사전에 공모해 810 해병 여단 소속 군인 5명을 살해하고 부대 주둔지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무장 중인 위험한 범죄자들로 쿠르스크, 벨고로드, 브랸스크, 오렐 지역 내에서 집단으로 이동하고 있을 수 있다”며 “발견하면 개인 안전 조치를 준수하고 쿠르스크 내무부에 신고하라”고 요청했다.
이 사진은 중국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확산되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관련 기사들은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배 전단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단에서 언급한 ‘810 해병 여단’은 북한군 병사들이 배치된 러시아 부대 중 하나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러시아군 제11공수돌격여단, 제22 차량화 소총병 사단, 810 해병여단에 배치됐으며 이 중 일부는 러시아 부대의 지휘하에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시시각각 나오는 정보들을 공유하며 세밀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군은 드론을 내세운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이해와 준비 부족으로 손실이 누적되는 와중에서도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현대전 경험을 축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의 군사 분야 유명 칼럼니스트 ‘진우(軍武)’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사망한 북한군으로부터 입수했다는 문건 ’94여단의 전투 경험과 교훈’에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협력하면서 축적한 경험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고 평가했다.
진우는 “이 문건에 따르면 북한군은 상대방의 드론 전술에 대한 대처가 부족해 특히 정찰 도중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북한군은 적의 드론 발사 지점과 진지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공격하지 못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군은 전투 중 신속하게 병력을 소규모 부대로 분산하는 등 대응했으나, 드론 공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며 “이는 드론에 발각되면 파괴를 당하는 현대전의 양상을 보여주며, 북한이 아직 새로운 전술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음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이번 북한군 수배령 소식이 진위 여부를 떠나,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협력에 악영향을 끼치고 특히 최전방 병사들 사이에서 상호 불신을 심화시켜 더 많은 북한군의 이탈을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