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형 독감 확산 심각 “발열 5분만에 경련…뇌사”

강우찬
2025년 01월 22일 오전 11:51 업데이트: 2025년 01월 22일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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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폭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독감 유행이 전년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주민들은 “유행도 유행이지만, 강도가 심각하다”며 아우성이다.

중국 북부 산시성(陝西省)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 살짜리 아기가 뇌사에 빠졌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 여성에 따르면, 생후 3년 4개월 된 이 아기는 이유식을 먹던 중 갑작스럽게 불처럼 뜨거워지며 열이 나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단 몇 분 만이었다. 아기는 발열 후 5분 만에 경련을 일으켰고 놀란 가족들은 아기를 둘러업고 가까운 시안 아동병원으로 옮겼다.

아기는 응급실에 들어가 11시간 이상 의료 처치를 받았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의사는 A형 독감 감염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인한 급성 뇌사라고 진단했다.

A형 독감은 전염력이 강하며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을 동반한다. 여성은 “이번 독감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몇 분 만에 폐렴에 빠뜨리고 뇌사까지 일으켰다”라며 자신과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아이를 돌보는 다른 집 가정에 주의를 당부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이 지역의 또 다른 여성도 “내 아기도 A형 독감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발열을 시작하고 숨을 거두기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보건당국은 이번 독감 유행이 특별히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계절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독감 등 호흡기 전염병이 계절적으로 확산하는 기간에 처해 있다”며 “이번 독감 유행의 강도는 지난번 겨울 때보다 낮다”고 밝혔다.

위건위 대변인 미펑(米鋒)은 “현재 독감 바이러스 검사 양성률은 북부 대부분 지역, 남부 일부 지역에서 감소하기 시작했다”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전염병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베이징 유안병원 호흡기 감염병과 주임(과장 격) 리퉁청(李侗曾)이 “독감에 걸렸다고 꼭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라며 “증상이 가벼우면 해열제와 진통제, 거담제, 기침약을 복용하고 집에서 격리하면 된다. 1시간 이내에 회복된다”고 했다.

현재 중국 전국 대형병원에는 독감 환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베이징의 유명 병원인 셰허병원 응급실에는 지난 20일 하루에만 약 800명이 몰려들어, 웨이보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대부분이 독감 증상 환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 심각할 때도 하루에 이 정도의 응급환자가 몰린 적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