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부정선거 배후에 중국” 보도에 침묵…매우 이례적

정승상
2025년 01월 22일 오전 8:12 업데이트: 2025년 01월 22일 오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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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12·3 비상계엄 선포의 근거 중 하나는 ‘부정선거’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16일과 17일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돼 주일미군기지에 압송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군과 주한미군이 수원시 소재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인 간첩 99명의 신병을 확보했고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압송했다”며 “이번 한미 공동 작전에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 정보국이 관여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또 “선거연수원에서 붙잡힌 중국인 간첩 혐의자들은 한국과 미국 선거 조작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댓글 조작에도 관여했다는 자백을 미 정보당국이 심문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공식 반박 입장문을 냈고, 20일에는 “허위사실을 보도해 선관위 직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선관위의 업무를 방해한 해당 언론사 및 기자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청구’도 했다. 선관위는 스카이데일리 보도에 대해 아무런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국회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고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부정선거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자국 관련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처사로 보인다. 그간 선거 개입과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 거명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고 반발해 온 행적과 달라서다. 지난해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침묵하던 중국은 12월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중국인 간첩을 언급하자 “놀랍고 불만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또 다른 관련 당사국인 미국, 일본 역시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주한미군은 20일 김은총 공보관을 통해 “한국 언론 기사에 언급된 미군에 대한 묘사와 주장은 전적으로 거짓(entirely false)”이라고 밝혔다.

이 와중에 스카이데일리는 “윤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선거 국제 카르텔을 단죄하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계 유진유(Eugene Yu·한국명 유진철) 전 조지아 연방 하원의원 공화당 후보를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 보내 미군 측의 심문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유 전 후보는 미국으로 돌아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윤 대통령과의 접견 내용을 보고했다”는 내용도 실었다.

앞서 지난 15일 게재한 김성회 칼럼에 의하면 미 보수연합(CPAC) 맷 슐랩(매트 슐라프) 의장과 한국계로 주한 미국대사로 유력시되는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하원의원도 한국을 다녀간 뒤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한민국의 탄핵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속에서 ‘부정선거’ 진위를 두고 각계각층에서 여론이 둘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3차 변론 기일에 출석해 계엄 선포 사유로 언급된 ‘부정선거론’을 재차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 여러 가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드는 게 많이 있었다”며 “2023년 10월 국정원이 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장비의 극히 일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많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헌법재판관 출신인 조대현 변호사도 “비상계엄 선포는 국내, 국외 공산주의 좌익 세력이 대한민국 선거의 부정을 획책해서 국회 과반수 권력을 탈취한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한편,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24일 주간지 시사IN(시사인)의 ‘12·3 선관위 연수원에서 실무자·민간인 90여 명 감금 정황’이란 제목의 단독 보도였다. 그리고 12월 26일 스카이데일리가 ‘선관위연수원 중국인 해커부대 90명 누구인가’라는 김태연 전 명지대 국제대학원 교수 명의 칼럼을 게재하면서 중국인을 ‘중국인 해커부대’로 표현했다.

이어서 황교안 전 총리의 파이낸스투데이 기고문, 극우 유튜브 등이 이를 확대·재생산했고,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16일 “체포된 중국인 간첩 99명이 평택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압송됐다”는 기사를 냈다.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미국 측 공식 입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2020년 미 대선 결과를 언급하며 “완전히 조작된 선거”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대선 패배 직후 부정선거를 언급했고,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반복해 왔다.

스카이데일리 보도대로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혹은 반대의 경우도 그 파장은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