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③ ‘北핵보유국’ 거론…韓 ‘한반도 안보 변화’ 촉각

이상준
2025년 01월 21일 오후 7:27 업데이트: 2025년 01월 21일 오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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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닻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 시간) 제47대 대통령직 취임식을 진행했고, 자신의 2기 행정부가 선보일 정책 비전을 국제사회에 선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국내 각계각층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전망이다. 본지는 트럼프 2기 출범이 미칠 여러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편집자주>

“이제 (북한 김정은) 그는 ‘뉴클리어 파워(핵보유세력)’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언급한 발언의 일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 역시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뉘앙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통해서도 감지됐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지명자도 지난 14일 인사청문회 때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했다. 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히 북한의 핵 능력을 평가한 것인지, 또는 정치·외교적 함의를 인식하고 언급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국내 정계·군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북 핵보유국’ 발언에 촉각을 세웠다. 정치·외교적으로 ‘핵보유국’에 북한이 인정된다면 한반도 안보 지형에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일본·국제연합(UN)과 함께 ‘북 비핵화’를 핵심으로 한 방위 전선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국에 불과하다.

국내 정치권에선 여당인 국민의힘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곧장 유감을 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조셉 윤 주한미국 대사대리를 접견한 후 취재진과 만나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공식적인 정부 입장인지, 그냥 얘기한 거에 불과한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도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외교부 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북한은 절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축하한다”면서도 “북한의 핵 개발은 일본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을 갖고 답하는 건 삼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정부와 긴밀히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