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틱톡, 이용자 1억7천만명 미국 내 서비스 전면 중단

강우찬
2025년 01월 20일 오후 1:43 업데이트: 2025년 01월 20일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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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시한 하루 앞두고 “미국 때문” 공지 내고 종료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이 18일(현지시각) 저녁 미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구글 플레이’에서도 앱이 삭제됐다.

틱톡의 서비스 종료는 미국 ‘틱톡금지법’에 따라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 시한인 19일을 한 시간여 앞두고 단행됐다. 미국 의회는 틱톡이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빼돌리고 미국 청소년들에게 공산주의 이념을 주입하는 세뇌·선전 도구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제정한 ‘틱톡금지법’의 정확한 명칭은 ‘외국의 적에 의해 통제되는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PAFACA)’이다.

다만, 이번에 틱톡을 정지시킨 것은 미국 의회나 정부가 아니라 틱톡 자신이다. 매각 시한을 넘기면 미국 당국이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지만 틱톡은 시한 1시간을 앞두고 서비스를 자체 종료함으로써 이용자들의 불만을 증폭하고 미국에 화살을 돌리려 시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틱톡 축출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에는 틱톡의 영향력을 고려해 당분간 틱톡을 유지하며 해결책을 찾겠다는 태도 변화를 나타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 취임하면 틱톡금지법 시행을 60~9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과 유명 틱톡 이용자들은 틱톡금지법이 미국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2월 연방항소법원은 틱톡금지법이 합헌이라고 판결했고, 1월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합헌 판결이 내려졌다.

현재 미국에서 틱톡 앱을 구동하면 “이 앱은 현재 귀하의 국가 또는 지역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표시되며,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도 ‘앱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혹은 ‘죄송합니다. 요청한 URL을 이 서버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온다.

틱톡의 공지에는 “미국은 틱톡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는 이제 틱톡을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틱톡을 복원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언급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는 확실한 계획을 보여주지 않는 한 이번 사안에 법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또 다른 소셜 앱 레몬8(Lemon8)도 사용자에게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알림을 띄웠다. 친구들과 소통하고 사진을 감상하면서 쇼핑을 할 수 있는 레몬8은 최근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레몬8이 자체적으로 인기를 얻었다기보다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인플루언서들을 지원하면서 레몬8에도 같이 게시물을 올리도록 은근히 압박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고 지적한다. 바이트댄스가 틱톡 종료에 대비해 대체 서비스로 레몬8을 키웠다는 것이다.

틱톡금지법에 따르면, 틱톡이 적법한 매각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틱톡뿐만 아니라 애플과 구글, 틱톡에 서버를 제공 중인 오라클까지 틱톡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법무부는 틱톡을 비롯해 애플, 구글 등이 틱톡금지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 1명당 최대 5천 달러(약 728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권한이 있다. 틱톡의 미국 내 활성 사용자가 1억 7천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벌금은 최대 8500억 달러(1,237조 원)에 달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마도 틱톡에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지시를 “월요일(21일)에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취임 둘째 날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틱톡 매각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회사의 시장 가치가 너무 높아 구매자를 찾기 어려운 것도 주요 요인이다. 틱톡의 미국 사업권 가치는 500억 달러(약 72조 원)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는 틱톡을 일론 머스크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