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직전 ‘기후대응 은행연합’ 줄줄이 탈퇴…캐나다 동참

매튜 호우드(Matthew Horwood)
2025년 01월 20일 오후 5:47 업데이트: 2025년 01월 20일 오후 5:53
TextSize
Print

몬트리올 은행(BMO)이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유엔이 지원하는 ‘넷제로(탄소중립) 은행연합(NZBA•Net-Zero Banking Alliance)’을 탈퇴한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TD 은행, 캐나다 국립은행, 캐나다 제국상업은행(CIBC)도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의 4대 은행이 도널드 트럼프의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직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은행 연합(이하 연합)’을 탈퇴한 것이다.

이로써 캐나다 은행들도 이미 NZBA를 탈퇴한 미국의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6개 주요 은행들의 행렬에 동참했다.

일부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은 연합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앤디 바 의원은 연합에 대해 “금융 시스템을 무기화하고 정치화해 합법적인 화석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기후변화는 사기’라며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과학자들의 주장을 비판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지지해 왔다.

유엔은 NZBA 협약의 목적이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돕고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NZBA는 은행들이 넷제로 배출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유엔 주도 아래 2021년 4월에 출범했다. 이후 3년 동안 회원 은행이 43개에서 144개로 증가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부문별 목표까지 설정했다. KB금융그룹 등 한국의 5대 시중은행도 회원이다.

NZBA는 원래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합(GFANZ∙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이 결성될 때 그 일부로 만들어졌다. GFANZ는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과 자산운용사, 보험사와 같은 여러 금융 서비스 기관들을 한데 모아 ‘기업들이 탈탄소화 확대에 직면하는 장벽들’을 공동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당시 유엔 기후행동 및 금융 특사였던 마크 카니가 GFANZ 출범을 주도했다. 카니는 현재 캐나다 자유당 대표와 총리직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주 초 미국의 케이블TV 코미디 센트럴이 방송하는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에 출연한 카니는 미국 은행들의 NZBA 탈퇴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스튜어트는 카니에게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대형 은행들이 모두 발을 뺐다. 당신 혼자 탄소세라는 뜨거운 감자를 떠안게 된 것 같다. 총선에서 승리할 전망이 흐려진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카니는 “미국 은행들만 탈퇴한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미국에서 5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아나? 결국 기후변화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선거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라고 대답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