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외국인 개입 조사위원회’는 자국민들로부터 “공개 조사 과정에서 외국의 개입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공개하라“는 요청을 여러 번 받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중국의 캐나다 선거 개입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2023년 설립됐고 마리-조제 호그 판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회가 받은 청원서와 설문지 답변을 요약한 1월 16일 자 보고서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외국의 개입 문제에 대한 캐나다 정치인들의 대응 양태에 대해 더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정치인들이 자기들과 관련된 CSIS(캐나다 안보정보국) 정보를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캐나다 정치인들 중 매수된 자들에 대한 조사, 공개적 신원 확인, 처벌’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캐나다는 외국의 개입에 수동적 또는 적극적으로 연루된 선출직 및 임명직 정부 관리들과 공무원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조사 결과를 요약했다.
작년 6월 발표된 특별 보고서에서 의회국가안보∙정보원회(NSICOP)는 일부 의원들이 외국의 개입 시도에 반의도적 또는 의도적으로 동조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동료들을 압박하기 위해 외국 외교관들과 대외비 정보를 공유하고, 외국의 이익을 위해 의회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자 외국 관리들의 요청이나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
당시 도미닉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은 “정보 보고서에 언급된 여러 명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확인했으며, 저스틴 트뤼도 총리 역시 위원회에서 증언하며 외국의 개입과 연관된 국회의원들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의 표적
위원회는 공개 조사 과정에서 200건 이상의 청원과 624건의 설문지 응답을 받았고 이민자 사회 구성원 105명과 회의를 했다. 중국이 공작의 표적으로 삼은 것은 주로 파룬궁 수련자, 위구르인, 티베트인, 홍콩 이민자들이다.
청원서의 내용은 중국공산당(CCP)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개인 및 조직을 조사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었다. 청원서에는 중공 정권의 티베트인과 위구르인에 대한 종교적∙민족적 탄압, 홍콩에서의 민주주의 탄압, 파룬궁과 그 수련자들에 대한 가혹한 박해가 열거됐다.
아울러 인권을 침해하는 외국 정부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지하고, 변명하고, 호도하고, 미화하는 조직들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또한 중국공산당의 초국가적 탄압 활동을 추적·조사하며, 중국공산당의 조종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을 포함해 중국 영사관과 연계된 현지 단체들을 찾아내 공개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작년 5월 발표된 중간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이민자들을 표적으로 삼고 조종하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주요 수법이라고 밝혔다. 그 일을 수행하는 핵심 조직이 통일전선공작부다. 보고서는 “중국인 이민자들을 통제하고, 국제 여론을 형성하고, 외국 정치인들이 중국의 정책을 지지하도록 압박하는 작전을 위해 통일전선공작부가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개입 조사위원회는 1월 말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