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CIA 정보작전 최대 표적은 中 공산당 될 것”

강우찬
2025년 01월 18일 오후 2:36 업데이트: 2025년 01월 18일 오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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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국장 지명자 존 렛클리프, 상원 인준 청문회서 中 겨냥 발언
WSJ 소식통 “中 공산당 고위층 겨냥한 정보작전 적극적 추진 예상”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존 랫클리프가 미국이 역사상 가장 어려운 국가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공산당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15일(현지시각)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 공산당은 경제, 기술, 군사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하고, 초국가적 범죄조직은 미국 사회에 폭력과 치명적인 마약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북한 등 미국을 위협하는 적대국을 거론하면서도 중국에 관해서는 ‘중국 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 CCP)’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후 발언에서 중국이란 단어도 사용했지만 “CIA는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계속 집중해야 하고 그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둘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중국인을 중국 공산당과 구분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침투와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첫 시작이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 전략을 설계한 마일스 위(중국명 위마오춘)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 겸 미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내세운 원칙이기도 하다.

랫클리프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이 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재직했음을 상기시키면서, 당시 중국을 미국 국가안보의 가장 큰 위협으로 평가하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중국에 대한 정보망을 강화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이전의 미국 행정부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을 간과하거나 순진하게 대응하고 있었다는 상당수 국가 안보 관리들의 공통된 인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임기 1기였던 2019년 정보기관에 중국과의 대결을 승인하고, CIA에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을 상대로 한 정보작전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산당 고위층의 해외 은닉 자산 폭로도 포함됐다.

당시 국가정부국장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랫클리프는 이번 CIA 국장 상원 인준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정보국장에서 CIA 국장으로 좌천일까?

원론적으로 국가정보국장은 CIA 국장보다 더 높은 직위다. 하지만, 실권은 CIA 국장이 훨씬 더 크다. 국가정보국장은 미국 내 17개 정보기관의 업무를 관리·조정하는 관리자 역할이다. 반면, CIA 국장은 정보작전을 담당하며 30억 달러(약 4조4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고 1만 7천 명 이상의 요원을 거느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랫클리프에 대해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CIA 국장으로 임명되면 중국과 중국 공산당, 특히 공산당 고위층을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정보활동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보 관리들은 중국의 침투를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공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어를 더 잘하려는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 이제는 공격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츠 지명자는 “중국이 미국의 주요 인프라를 해킹하고 통신 네트워크에 침입했다는 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이 후원하는 중국 해커들의 미국 침투는 선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2024년 대선 기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휴대전화 회선도 중국 해커들에게 해킹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러한 상황에 매우 실망했으며 랫클리프 CIA 국장 후보자는 이에 따라 중국 해커의 침입을 차단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공산당 고위층을 겨냥한 적극적인 공세에 임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견해다.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불붙은’ 첩보전

CIA의 중국 내 인적 정보망은 지난 2010~2012년 대거 붕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2023년 12월 WSJ은 미국에 협력하던 중국 내 정보원 20여 명이 체포되거나 사형당했다고 보도했다.

그 이후 CIA는 중국 내 정보망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 전직 정보기관 관리에 따르면, 랫클리프 후보자는 트럼프 1기 후반, 중국 정보 분석가를 대거 영입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난처하게 만드는 정보의 기밀 해제를 추진했었다.

당시 국가정보국장이었던 랫클리프는 미국의 정보기관들을 향해, 러시아와 중국의 미국 정치 개입을 분석할 때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보기관들이 중국에 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 선거 개입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랫클리프는 2021년 초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는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시도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같은 해 미국 정보기관 내부 감사단이 의회에 제출한 조사 보고서에서는 러시아를 담당하는 정보 분석가들과는 달리 중국 담당 분석가들은 중국의 행위에 대해 ‘(미국 선거) 개입’이라고 평가하기를 주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정치적 성향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랫클리프는 트럼프 1기 종료와 함께 2021년 1월 20일 임기를 마치고 4년간 재야에서 활동하며 미국 정보기관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2023년 9월 전 보좌관과 함께 워싱턴포스트 공동 기고문에서 “중국에 대한 정보를 정치화하고, 이러한 치우친 견해를 유지하려는 CIA 내부의 위험한 경향성”을 지적했다.

랫클리프는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서도 중국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지지했었다. 당시에는 중국과 관련을 맺고 있던 미국 보건당국 소속 고위 과학자들의 주도로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으나 현재는 연구소 유출설이 더 강한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에 충성심을 보여온 랫클리프가 정치적 편향성으로 CIA의 객관성을 흐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랫클리프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요원은 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랫클리프는 CIA 국장으로 임명되면, CIA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CIA 국장으로서 비정치적이어야 함은 절대적으로 필수”라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등 사회 정의(social justice) 의제,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공정과 평등, 분배를 강조한 ‘공정 사회’, ‘사회 정의’ 등은 한국에서도 유행한 개념이지만 이는 정치적 올바름(PC) 등 사회주의 의제에 기반을 두고 있어 국가안보를 위해 철저한 객관성이 필요한 정보기관에서는 배제되어야 할 편향적 요소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