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에서 중국 공산주의 정권이 점점 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일본, 필리핀 정상은 3국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난 12일(현지 시간)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3국 간 해양 안보 및 경제 협력과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바이든, 마르코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는 워싱턴에서 3국 간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회담에서 3국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더욱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하고 에너지와 사이버 보안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바이든은 지난 12일 화상 회담에서 “우리는 작년 정상회담 이후 3국 파트너십에서 역사적인 진전을 이루었다”며 자신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역시 3국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낙관론을 표명했다.
마르코스는 “세 나라가 외교 관계를 심화하면서 얻은 이익을 계속 공유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활동에 대한 마르코스의 외교적 대응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높이 평가했다”고 공지했다.
이와는 별도로 일본 외무성은 성명에서 중국을 거명하지 않고 “세 정상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필리핀은 일본과 방위 협정을 비준해 양국이 서로의 영토에 군대를 주둔시킬 수 있게 됐다.
3국 해안경비대는 2023년 6월 중국의 남중국해 침략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3국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항공모함이 처음으로 일본 인접 해역에 진입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줄곧 중국은 필리핀 선박을 들이받고, 물대포로 선박을 폭파하고, 항공기를 향해 조명탄을 발사했다. 그 대부분의 사건은 남중국해의 분쟁 지역인 사비나 군도 주변에서 발생했다.
올해 1월 5일과 1월 10일에는 남중국해의 분쟁 지역인 스카보러 암초 주변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 두 척이 발견됐다. 그 중 한 척은 필리핀에서 ‘괴물’이라고 부르는 길이 165m의 함정이었다.
필리핀은 지난 13일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중국이 벌이는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
필리핀 국가해양위원회는 “중국 선박과 항공기의 무분별한 행태는 필리핀 및 국제법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자국 선박이 필리핀의 EEZ에서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규탄했다.
같은 날 징고이 에헤르시토 에스트라다 필리핀 상원 의장과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 소수당 부대표는 더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스트라다 의장은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단합된, 그리고 지속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필리핀은 주권에 대한 도전에 직면했을 때 강압이나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혼티베로스 부대표는 “중국은 이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대신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선택했다”며 “우리는 우리와 함께 순찰할 수 있는,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떤 ‘괴물’ 선박도 우리를 겁주지 못한다는 것을 함께 중국에 보여주자”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