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에 관한 6가지 이야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 공동위원장인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선택했다. 이로써 이 베테랑 정치인은 대통령 비서실장에 취임하는 최초의 여성이자 워싱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여러 차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67세의 와일스는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승리를 도왔고, 올해는 그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워싱턴보다 플로리다 정치에서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와일스는 트럼프 선거운동에 규율과 안정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7일 성명에서 “수지 와일스는 방금 내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왔으며, 2016년과 2020년의 성공적인 선거운동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공개 발언을 거의 하지 않으며 선거 당일 밤 트럼프의 승리 연설 전에 연설할 기회도 사양했다.
다음은 와일스에 대해 알아야 할 여섯 가지다.
워싱턴에서 플로리다 정치까지
와일스는 1979년부터 1980년까지 잭 켐프 하원의원(공화당-뉴욕)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 후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일정 조정 부국장으로 일했으며, 1981~1982년에는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이어 와일스는 1983년까지 노동부에서 레이몬드 J. 도노반 노동장관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했다. 1986년까지는 플로리다 잭슨빌에 기반을 둔 정부 관련 컨설팅 회사인 서머롤, 스미스 & 와일스의 대표였다.
와일스는 1988년 워싱턴 정계로 복귀했는데, 그해 후반 대통령으로 선출된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의 러닝메이트였던 댄 퀘일 당시 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에서 운영 부국장으로 일했다. 이후 틸리 K. 파울러 하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 밑에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지역구 사무국장을 지냈다.
이후 1995년부터 1996년까지 공화당 소속 존 델러니 잭슨빌 시장 사무실의 수석 행정관으로 일했으며, 이후 비서실장으로 승진했다.

공화당 선거운동의 연속적 성공
수년 후, 와일스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존 페이튼 잭슨빌 시장 사무실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특별 사업 국장으로 일했다. 그 후, 그녀는 유력 공화당 인사들을 위한 선거운동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되기 수년 전 릭 스콧의 2010년 주지사 선거운동을 관리한 것이었다. 스콧은 그 선거에서 힘든 싸움을 해야 했는데, 과거 자신이 경영한 회사의 대규모 메디케어 사기 혐의에 대한 비판을 물리치고 상대 후보인 민주당 알렉스 싱크를 득표율 1% 조금 넘는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와일스는 링크드인에서 “전국적 주목을 받은 이 주지사 선거운동을 승산 없는 상황에서 취임식까지 이끌게 된 것은 특권이었다”고 썼다.
밋 롬니 상원의원(공화당-유타)이 201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와일스는 그의 플로리다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녀는 또 전 유타 주지사 존 헌츠먼의 2012년 대선 운동도 잠시 관리했다.
일부에서는 와일스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하원의원이었던 론 드산티스의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운동을 구해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녀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그의 수석 고문으로 일했다.

트럼프 캠페인에 합류
와일스는 2015년 여름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 기간에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플로리다는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승리한 곳이다.
이후 트럼프는 와일스를 플로리다 선거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으로 임명했고, 역전(歷戰)의 선거운동가 와일스는 두 번의 선거에서 트럼프가 연속으로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21년 이후에는 공화당이 플로리다에서 민주당보다 유권자 등록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2021년 3월, 트럼프는 와일스를 ‘미국을 구하라(Save America Leadership PAC)’의 CEO로 고용했다. 그 후 와일스는 크리스 라시비타와 함께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캠페인의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와일스는 트럼프에게 2020년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제한하도록 촉구했고, 우편 투표에 대한 트럼프의 반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그것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플로리다 대학교 선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는 2020년보다 더 많은 공화당원들이 조기 투표와 부재자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드러운 접근 방식
와일스는 트럼프 세계에서 조용한 인물,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배경에 머물러 있는 최고 고문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선거 당일 밤 승리 연설을 할 때 선거운동을 탁월하게 관리한 그녀에게 선거에 대해 몇 마디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라시비타가 대신 발언했다.
당시 트럼프는 다음과 같이 고마움을 표했다. “수지는 뒤쪽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얼음 아가씨죠. 우리는 그녀를 얼음 아가씨라고 부릅니다. 수지는 뒤에 있는 걸 좋아해요. 고마워요, 수지!”
그러나 최근 와일스는 억만장자 사업가 마크 큐반이 TV방송에서 “강하고 지적인 여성 주변에서는 트럼프가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와일스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올린 글에서 “큐반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강인하고 지적인 여성들을 찾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들었다”며 “여기 있다! 이 캠페인을 이끌게 되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컨설턴트와 로비스트
45년간 정계에 있으면서 와일스는 정치 컨설턴트 및 로비스트로도 활동했다.
2001~2004년에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정부 관련 업무 및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제공하는 ‘와일스 컨설팅(Wiles Consulting, Inc)’의 대표를 지냈다. 2011~2022년에는 플로리다 최대 대정부 업무 대행사인 발라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의 잭슨빌 대표 파트너였다. 발라드 파트너스는 플로리다의 블루크로스 블루쉴드를 비롯한 지방 및 전국 고객을 대표한다.
2011년부터는 전 잭슨빌 재규어스 선수였던 토니 보셀리와 함께 설립한 코스트 스트래티지스(Right Coast Strategies) 대표로 재직했다. 이 기업은 공공 업무, 커뮤니케이션 및 다이렉트 마케팅 홍보 회사다.
와일스는 최근 스위셔 인터내셔널 담배 회사를 위해 로비를 벌였으며, 거대 로비 회사인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머큐리의 고객으로는 AT&T, 카타르 대사관, SpaceX 등이 있다.
머큐리 파트너 애슐리 워커는 2022년 2월 성명에서 “수지는 모든 이슈의 핵심을 파악하고 통찰력과 식견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전문성을 갖춘 베테랑 선거운동 전략가”라고 말했다.
NFL 방송인 팻 서머럴의 딸
와일스의 아버지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방송인 팻 서머럴이다. 1952년부터 1961년까지 시카고 카디널스와 뉴욕 자이언츠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한 서머럴은 역사상 슈퍼볼을 가장 많이 중계했으며 20년 넘게 CBS 스포츠의 골프와 테니스 중계를 맡았다.
그녀는 서머럴의 세 자녀 중 한 명으로 뉴저지에서 자랐다. 와일스에게 정계에 첫 발을 내딛도록 한 켐프는 자이언츠에서 서머럴의 팀 동료 중 한 명이었다.
서머럴은 알코올 중독과 싸웠으며, 나중에 딸의 도움으로 재활과 금주를 시작하게 되었다.
서머럴은 회고록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지만, 수잔의 편지는 내가 없을 때에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며 부녀(父女)가 나중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2013년 서머럴이 사망한 후 와일스는 그를 “비범한 사람이자 훌륭한 아버지”라고 묘사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