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H5N1 확산하나…공식 발표 1건, 내부고발자 “100배 이상”

강우찬
2025년 01월 13일 오후 6:15 업데이트: 2025년 01월 13일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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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 감염은 매우 드물지만, 발병하면 치명률 60%
중국서 각종 바이러스 동시 확산…돌연변이 출현 우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이 내부고발자는 “H5N1은 중국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했으며 기본적으로 통제 불능 상태”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매월 발표하는 ‘중국이 주목해야 할 공중보건 사건 위험평가’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조류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 사례는 유형별로 H9N2 17건, H5N6 3건, H10N3 1건, H10N5 1건, H3N2 1건 등 총 23건이었다.

남부 광시 좡족자치구에서 신종플루(H5N1) 감염자가 1명 확인됐으나, 베트남에서 감염 후 입국한 사례라고 중국 당국은 발표했다. 즉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확진자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역학 조사 업무에 관여하고 있는 익명이 내부고발자는 “당국의 공식 발표는 믿지 말라”며 “현재 중국에서는 수많은 호흡기 질환이 퍼지고 있는데, 뭉뚱그려서 ‘X(엑스)’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내부 고발자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 지속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H5N1의 출현 등 새로운 변종이 출연할 수 있다”며 “특히 H5N1이 강력한 바이러스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이미 100건 이상의 H5N1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며 “H5N1은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했으며 기본적으로 통제 불능 상태다. 치료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에 가라”면서도 “병원에 가는 사람들은 철저히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5N1은 야생조류를 통해 전파되는 조류 독감, 조류 인플루엔자(AI)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H5N1 감염된 사례는 지난달 18일 기준 전 세계에서 76건 보고됐으며 이 중 61건은 미국에서 발생했다. 감염자 대부분은 농장 근로자였다. 먼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가축이 다시 농장 근로자인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인수감염 사례다.

감염병 학계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이어 조류 인플루엔자의 팬데믹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특히 그중에서도 인수감염 사례가 증가한 H5N1 바이러스에 주목했다.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에서는 H5N1에 관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전염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내부 고발자가 중국에서 H5N1이 확산하는 것을 두고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의 발생을 우려한 것은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에 관해 알려진 것을 뛰어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는 ‘급성 괴사성 뇌병증’ 사례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 질환은 바이러스성 열성 감염 후에 급속히 의식을 잃고 전신 경련과 제뇌 경직을 일으키는 뇌병증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대표적인 원인이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으로 인한 경우도 보고됐다.

지난 8일 광둥성의 한 의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급성 괴사성 뇌병증을 경고했다. 그는 최근 유아들이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후 급성 괴사성 뇌병증으로 사망한 사례를 접했다며 “발병 후 사망까지 하루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에는 인플루엔자로 숨지거나 위독한 아이들의 사연이 줄줄이 게재됐다.

지난 7일에는 장쑤성의 한 육아 여성은 “첫돌을 갓 지난 아기가 A형 독감(H1N1)에 걸린 후 고열과 경련, 중증 폐렴, 급성 괴사성 뇌병증, 다발성 장기부전을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환자실에는 내 아이 말고도 12세 아이 한 명, 4~5세 된 아이 두 명이 독감으로 입원해 있었다”고 전했다.

하이난에서는 8세 아이가 지난달 15일 고열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다음 날 동공 확장 증세를 보였으며 같은 달 18일에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이 아이의 엄마는 “사망원인은 A형 독감(H1N1으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면역체계 과민반응)과 급성 괴사성 뇌병증이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2건의 A형 독감 감염 후 뇌사로 아이들이 숨졌다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푸젠성, 난징 등 여러 지역에서 A형 독감 감염 후 뇌 손상으로 아이가 숨졌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미 육군연구소 바이러스 연구실장을 지낸 션 린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하고 있어, 인수감염에서 사람 간 감염으로 발전할 것인지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린 박사는 “현재 중국에서는 최소한 H5N1, H5N6, H7N9, H9N2 등 네 가지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중 H9N2와 H5N6는 가금류 사이에서 무섭게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하이시 당국은 살아있는 가금류 판매를 금지했는데, 이는 당국이 조류 인플루엔자가 인수감염으로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음을 인지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상하이 보건당국이나 중국 정부 보건당국 모두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린 박사는 또한 “A형 독감(H1N1)이 뇌염 혹은 급성 괴사성 뇌병증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사례이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H1N1 바이러스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1N1보다는 H5N6 또는 H5N1 등과 같은 매우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의 결과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정부가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과 관련해 정보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모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