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경제 불황 속 부유층 1만5천명 해외 이민

강우찬
2025년 01월 13일 오후 12:46 업데이트: 2025년 01월 13일 오후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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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00만 달러 이상의 유동성 투자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 1만5200여 명이 지난해 중국을 떠나 해외로 이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투자이민 전문기업 헨리앤드패트너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탈출하는 부유층이 많은 국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부유층이 선호하는 이민 목적지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일본 순이다.

중국 부유층의 해외 이민 추세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코로나19 수습 과정에서 권위주의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이 심화되면서 탈중국 이민 행렬이 급속히 강화됐다.

여기에는 중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안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홍콩으로 이주한 상하이 주민 멍모씨는 “중국의 의료시스템과 보험이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이주 이유를 밝혔다.

멍씨는 홍콩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보험을 가입했으며, 자산을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있다. 안전상 익명을 요구한 그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은 좋은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에 너무 많은 자산을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제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은 공식 발표상으로도 17%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가계 지출은 GDP의 약 40%로 세계 평균을 밑돌며 소비 심리 위축으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드러내고 있다.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는 1만3800명으로 2022년에 비해 28% 증가했으며 이는 모든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이탈은 더욱 뚜렷하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해서 1~8월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5800억 위안(약 818억 달러)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31.5%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1~7월 29.6%보다 하락폭이 확대된 것이다.

중국 내 100만 달러 유동성 투자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들은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1만5천 명 감소한 것을 큰 물결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해마다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 또 다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 대학 중국 금융학 사라 슈 교수는 알자지라에 “자본 유출이 급증하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후룬 연구소의 2024년 3월 중국 고액 자산가의 브랜드 선호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고액 자산가 중 약 40%가 해외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