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가치창조회의(VCM)에서 ‘유동성 위기설’ 등 그룹이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쇄신을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사장단이 머리를 맞댄 VCM은 자사 경영 향방을 논하는 핵심 회의다. 매년 상·하반기 VCM이 진행되며, 이 자리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그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사업군별 대표 등 주요 경영진 80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 그룹의 사업을 전반적으로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해”로 지정하며 “빠른 시간 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그룹의 본질적인 쇄신을 위한 올해의 경영 방침으로 ▲도전적인 목표 수립 ▲사업 구조 혁신 ▲글로벌 전략 수립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 연장선에서 롯데 그룹은 현재 직면한 유동성 위기설을 단절하기 위해 ‘매각’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추진할 전망이다. 롯데는 작년 하반기 그룹 차원에서 롯데렌탈을 약 1조 60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올해는 호텔과 면세점 등 일부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유동성 위기설’ 진원지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은 2조 원대 회사채 조기상환 리스크로부터 최근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작년 말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으나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14개 공모 회사채 관련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조정하며 위기를 피했다.
향후 롯데케미칼은 사업 구조 개편 및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롯데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소재로의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한덕화학은 작년 말 경기도 평택 포승지구에 3만 2000㎡ 규모의 ‘반도체 현상액(TMAH)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TMAH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 부품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VCM에서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외부 강연이 이뤄졌다. 외부 강연 주제는 ‘올해 경기 전망과 경제 여건 변화’ 등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