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채권시장, ‘경제 붕괴’ 신호…은행·부동산도 시한폭탄

얀 예켈렉(Jan Jekielek)
2025년 01월 08일 오후 10:15 업데이트: 2025년 01월 09일 오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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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헤지펀드인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카일 배스는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은 중국공산당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국채 수익률이 중국 경제의 침체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것이다.

배스는 지난해 12월 26일 방송된 에포크 TV의 ‘미국의 사상적 지도자(American Thought Leaders)’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 경제적 붕괴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6일 기준으로 모두 2% 미만인 중국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을 그 근거로 들었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중국의 채권 가격은 10년 동안 상승세를 보여 왔지만, 약 2년 전 중국이 주식시장 하락과 부동산 위기를 겪으면서 그 상승이 가속했다. 이 두 가지 문제로 인해 자본이 은행 예금과 채권 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됐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여전히 2% 이상이었던 4월 말, 배스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서 중국의 경제, 은행, 실업 위기가 국채 수익률 붕괴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배스는 중국 은행들이 지급 불능 상태이며 중국 GDP의 350%에 달하는 불량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의 은행 자산 중 거의 40%가 국내 부동산에 대출됐다. 그런데 만약 부동산시장이 30~50% 하락하고, GDP의 350%에 달하는 채권을 갖고 있는 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라면,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이다”라고 짚었다.

배스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우리가 겪었던 것보다 중국이 당면한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며 “중국은 약하게 보이는 게 싫어서 금융 문제를 절대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숨긴다 해도, 그들의 경제 구조,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잘못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위기는 소비 지출을 위축시켰다. 중국 국가통계국(NB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했으나, 로이터가 설문조사를 통해 예측한 4.6%에 미치지 못했다.

컨트리가든과 중국 에버그란데를 포함한 일부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부도가 났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을 중단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2024년 첫 11개월 동안 전년 대비 10.4% 감소했다.

또한,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은 작년 11월 5.7% 하락해 17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의 부동산 위기 이전에 중국은 10년 이상 지속된 부동산 붐을 경험했다. 배스는 당시 붐이 급격한 출산율 하락을 초래했다고 봤다.

그는 “중국 정부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것을 방치했다. 그 결과, 출산율이 붕괴했고, 이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중국은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를 허용했는데, 그게 ‘중국의 기적’의 실상”이라고 꼬집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출산율은 2023년 5.7% 하락해 902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으며, 이는 7년 연속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인구 위기를 막기 위해 중국은 2021년 수십 년 된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세 자녀를 갖도록 장려하기 시작했다.

배스는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해야 한다면서 비록 어렵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총수입액은 약 3조 2천억 달러이며, 그중 약 6천억 달러가 중국에서 온다. 미국의 경제 규모는 약 30조 달러다.

배스는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찾아야 한다면, 이는 세상의 종말일까?”라고 반문한 뒤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마치 서서히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이 상황이 계속 악화하도록 방치했다. 지금 우리는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희토류와 의약품 원료와 같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지적했다. 이어 “만일 적이 전쟁을 도발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면, 우리는 빨리 그것을 간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강덕 기자가 기사의 번역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