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도 과일도 가격 급등…韓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하정현
2025년 01월 07일 오후 6:14 업데이트: 2025년 01월 07일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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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중 채소와 과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스태크플레이션(물가 상승 및 경기 후퇴 동시 발생)을 우려하는 기류도 팽창하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의 설 10대 성수품 소비자 판매가격을 보면, 전날 기준 무는 1개에 3330원으로 1년 전(1807원) 대비 84.3% 상승했다. 비슷한 통계도 뒤따른다. 지난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해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 대비 9.8% 상승했다. 이 중 채소류는 27개 품목 중 21개 품목(77.8%)의 가격이 상승했다. 이 중 배추(25%)와 무(24.5%)는 급등하며 채소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당근(20.9%)과 토마토(21%) 역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과일 가격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후지 사과 10개 기준, 평균 소매가격(6일 기준)은 3만 1200원으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도내 배(신고) 가격도 10개에 3만 7450원으로 전년 대비 11.2% 상승했다.

설 성수품 10대 품목 중 다수의 품목에 가격 이상 징후가 발생한 셈이다. 설 성수픔 10대 품목은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이다. 채소와 과일 가격이 상승한 데 대해선 작년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정부를 향해 민생 안정을 촉구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가가 오르면 살기 힘들어지는 것은 서민”이라며 “현재 정치 불안과 내수 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한데 민생 물가마저 오르면 한국 경제의 어느 한 축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전방위적 행정력 동원을 예고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모든 부처는 민생경제 회복에 필요한 사업은 예산 집행에 즉시 착수하고, 소비·건설·관광·지역경기 등 내수 회복 대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어려운 민생경제가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얼어붙을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보폭도 빨라졌다. 농림부는 지난 6일 겨울 배추가 보관된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채소류 출하 조절 시설을 점검했다. 나아가 정부는 ▲배추·무 할인 지원 ▲정부비축·계약재배 물량 공급 확대 ▲할당관세 등을 통해 명절 기간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부 장관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재기, 가격 담합 등 불법 유통 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강력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