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국면과 맞물려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이 거론되자 야권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 등의 대권 주자들이 조기 대선에 맞춰 조직·정책 준비에 나선 것이다.
조기 대선 준비에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정당은 제1야당 민주당이다. 민주당 수장인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당시 당대표 권한대행)를 만나 조기 대선 필요성을 설파했다.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을 언급하기에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개헌’을 제안했다. 당시 상황에서 민주당은 소위 ‘선 대선 후 개헌’을 목표로 당 방향성을 설정했음을 가늠하게 했다. 이재명 대표 2기 지도부 출범에 맞춰 가동된 ▲당 집권플랜본부 ▲당 특별보좌단 ▲당 인재위원회 등도 ‘선 대선 후 개헌’ 해석에 힘을 실었다.
나아가 민주당 내부에선 이재명 대표의 대권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가 짙다.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 재판이 연이어 존재하지만, 대통령 출마 자격 박탈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당 안팎에선 뒤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뿐 아니라 당 안팎에선 ‘이재명 대항마’로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들도 출마 채비에 나섰다. 당장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이 야권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김동연 지사는 지난달 대권 출마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동연 지사는 그달 21일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석사교우회 초청 강연에서 ‘조기 대선 출마’를 묻는 질의에 “대선에 나가고 안 나가고가 중요하지 않고 정치 유불리를 떠나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이 뭔지 판단해야 한다”며 출마의 여지를 남겼다.
보수정당 계열의 야당인 개혁신당에선 이준석 의원이 대권 출마를 시사했다. 이준석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무새(앵무새처럼 이재명만 거론)’가 돼선 이재명을 이길 방법은 없다”며 “정작 이재명 체제와 붙어서 이겨본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준석밖에 없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조기 대선 출마 질의에 “지금 상황은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개혁신당에 따르면,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로 재임하던 당시 이재명 대표를 선거에서 한 차례 승리한 이력이 있다. 그해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를 대선후보로 앞세운 민주당을 상대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는 게 개혁신당 측 중론이다. 같은 해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을 상대로 이준석 의원이 몸담았던 국민의힘이 승리하기도 했다.
한편, 소장파 정치인인 이준석 의원은 오는 3월 31일부터 만 40세가 됨에 따라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