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공석될 주한 美 대사에 조셉 윤 대사대리 파견…이례적 인사

이윤정
2025년 01월 07일 오전 10:49 업데이트: 2025년 01월 07일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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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퇴임하면서 공석이 되는 자리에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파견될 전망이다.

7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윤 전 대표를 대사대리로 한국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사는 연방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해서 상당 시간이 소요되지만, 대사대리직은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 등도 필요치 않아 바로 부임이 가능하다. 윤 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부임할 예정이다.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는 2년 6개월의 대사 임기를 마치고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은 정권 교체기에 종종 임시 대리대사를 파견해 왔지만, 주한 대사 이임 직후 한국에 대사대리를 별도로 파견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미국대사가 이임하면 대사관 차석대사가 대사대리직을 수행했다. 이러한 관례를 따른다면 현재 대사관 차석을 맡고 있는 직업 외교관인 일본계 미국인 조이 사쿠라이가 대사대리로서 대사 직무를 대신할 예정이었다.

미국이 전례 없이 한국에 대사대리를 파견하는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 등 한국 내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미 간 안정적 관계 유지와 소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 행정부 교체기에 주한 미 대사의 공백기가 길어졌던 과거 사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골드버그 대사가 2022년 7월 부임하기까지 16개월,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2018년 7월 한국에 오기까지 18개월 동안 대사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인 윤 전 대표는 북한 등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85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한국과 태국, 프랑스, 인도네시아, 홍콩 등에서 근무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맡아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10월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돼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3월에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