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포용성, 여권 향상, 부자 증세 등 진보적 의제에 역량
이민 정책 실패로 수십 만명 유입…주택난·생활비 상승에 민생 좌초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빠르면 수요일 전까지 사퇴를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5일(현지시각) 통신은 ‘트뤼도 총리의 생각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속 정당인 자유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뤼도 총리가 8일로 예정된 긴급 의원총회 전까지 사퇴를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캐나다 매체 글로브 앤 메일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의원총회 전까지 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 44세의 젋은 나이에 총리직에 오르며 캐나다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진보의 아이콘처럼 여겨졌으나, 집권 9년 만인 현재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이민을 환영해왔으나, 진보 정권인 자유당 정부가 들어선 후 트뤼도 총리 주도하에 이민 수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그로 인해 이민자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게 늘어나며 생활비 상승과 주택난으로 오히려 기존 국민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의료 및 교육 시스템도 붕괴되고 있다.
그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높아졌다. 정책 조사기관인 환경 관리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민 유입이 너무 많다’는 응답자 비율이 44%로 전년 같은 조사 때(27%)보다 급등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10월 말 열릴 총선에서 야당인 보수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자유당 내부에서는 트뤼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퇴 가능성 보도 역시 이러한 당내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글로브 앤 메일은 “점점 더 많은 자유당 의원이 암울한 여론조사 결과에 놀라 트뤼도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가 즉각 사임할 것인지, 새로운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그와 협상할 안정적인 정부 수립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빠르게 새 총리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트뤼도는 집권 초반 ‘진정한 변화’라는 ‘햇볕정책(Sunny Ways)’ 이미지, 여성 권리 증진 등 진보적 정책을 약속하고,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다양성, 포용성 등 진보적 의제를 캐나다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상당한 정치적 역량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캐나다 국민들에게 절실한 주택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로이터 통신은 “잘못된 이민정책으로 인한 수십만 명의 이민자 유입으로 과열된 주택시장에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트뤼도 총리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