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안보보좌관 “그린란드, 안보 위해 미국이 매입할 수도”

프랭크 팡
2025년 01월 04일 오후 6:37 업데이트: 2025년 01월 04일 오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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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덴마크가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지킬 수 없다면, 미국이 이를 매입해 알래스카의 일부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은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제안한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의 통제권과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지지를 표명했다.

오브라이언은 그린란드를 “북극에서 북미, 미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라고 표현하며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전역에 포진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덴마크는 이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항하는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들은 그린란드의 광활한 영토 때문에 발트해 연안 국가들이나 폴란드와 같은 상황이다. 따라서 그들은 그린란드를 방어해야 하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우리가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무료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지만 인구는 약 57000명에 불과하다. 그린란드는 사법, 천연자원 활용, 치안 등 일부 영역에서 자치권을 누리고 있지만, 덴마크 헌법에 명시된 대로 외교와 안보는 덴마크 정부가 관할한다.

유럽과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최단 경로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미군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그린란드에는 피투픽 우주기지가 있으며, 이 기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조기경보 레이더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덴마크가 그린란드 방어를 위해 프리깃함, 공군 전단, 미사일, 보병을 배치해야 하며, 동유럽에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가 하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들이 비용을 지불한다면 우리가 (그린란드를) 방어할 수 있다”며 “만약 그들이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가 그린란드를 매입하면 되고, 그린란드는 알래스카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란드 원주민들은 알래스카 사람들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발언 후 몇 시간 뒤, 덴마크의 트롤스 룬드 폴센 국방장관은 그린란드의 군사 방위비 대폭 증액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새로운 감시함과 드론을 확보하고, 개썰매팀을 운용하고, 북극사령부 인력을 증강하고, F-35 전투기를 수용할 수 있도록 민간 공항 1곳을 개선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가 매각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에게데 총리는 지난해 12월 23일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는 우리 땅이다. 우리는 부동산 매물이 아니며, 앞으로도 매물로 나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를 위한 오랜 투쟁에서 패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클 스프라가 북극 문제 담당 미국 순회대사는 지난해 11월, 러시아와 중국 간에 북극 관련 협력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이보다 수개월 전, 미 국방부는 두 나라의 협력 관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북극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브라이언은 폭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트럼프의 최근 제안을 옹호했다. 트럼프는 “파나마가 운하를 통과하는 미국 해군 및 상선에 터무니없는 가격과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중국 공산주의 정권이 이 수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파나마인들을 사랑한다.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고 미국의 친구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운하 양쪽 끝의 항구를 중국에 넘겼다”고 말했다.

파나마는 태평양 쪽의 발보아 항과 운하 대서양 입구의 크리스토발 항구 운영권을 홍콩 소재 허치슨 포트 PPC에 넘겼다.

오브라이언은 “파나마는 결국 미국 납세자들과 소비자들에게 터무니없는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이 운하의 양쪽 끝에 진을 치고 이를 운영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파나마인들이 우리의 계획에 동참하든지, 아니면 우리가 운하를 되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