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탈중국 지속…5년새 외국계 기업 고용 28% 감소

강우찬
2025년 01월 03일 오전 10:53 업데이트: 2025년 01월 03일 오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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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가 계속 하락하면서 많은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용도 감소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전국경제총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외자 기업의 고용인원은 2018년 말 2824만2천 명에서 2023년 말 2040만9천 명으로 5년 사이 783만 3천 명(약 2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투자 주체별로는 홍콩·마카오·대만 자본이 투입된 외자 기업 고용인원이 940만 8천 명에서 726만5천 명으로, 그 외 외국 자본이 투입된 외자 기업 고용인원은 965만 3천 명에서 726만 4천 명으로 감소했다. 감소 인원은 각각 214만 3천 명, 238만 9천 명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 마카오, 대만을 모두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들 지역 투자자가 중국에 투자할 때는 외국 투자자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넓은 범위의 외국 투자자에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업 구조별로는 2차 산업(제조업·건설업 포함) 외자 기업 고용인원은 1929만 9천 명에서 465만 9천 명으로 464만 명 감소했고, 3차 산업은 894만 3천 명에서 575만 명으로 319만 3천 명 줄어들었다.

단, 3차 산업 중 부동산 및 임대업은 제외됐다.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국가통계국이 전국경제총조사에서 외자 기업 고용인원을 집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는 2023년 말 기준이다. 전문가들은 2024년 내내 외국인 투자자의 철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올해 외자 기업 고용인원 감소 추세가 더 확대됐을 것으로 전망한다.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1~9월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6406억 위안(약 12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했으며, 중국의 FDI를 측정하는 지표의 하나인 직접투자부채는 3분기에 81억 달러 감소하여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한 다국적 첨단기술 기업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곳만 11개에 이른다.

지난해 9월에는 시스코가 다롄 공장 근로자 300명을 추가로 해고했고, 앞서 8월 IBM이 중국 내 연구개발(R&D) 부서를 폐쇄했다. 같은 해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 내 인공지능(AI) 연구팀을 철수하고 4월에는 아마존이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부서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2023년 12월에는 사이버 보안 업체 트렌드마이크로가 12월 중국 R&D 센터를 폐쇄했고 11월에는 소프트웨어 업체 시트릭스와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팀이 중국에서 철수했다. 10월, 9월에는 각각 섬유 제조사 인비스타와 퀄컴이 중국 시장 철수 혹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8월에는 링크트인이 중국 특화 서비스를 공식 중단했다. 같은 해 초에는 클라우드 기업 뉴타닉스가 중국 시장을 떠났다.

이 밖에도 같은 기간 세계적 투자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 및 혼다, 닛산자동차, 독일 건설장비 제조사 립헬, 전자재료 제조사 코니카 미놀타, 신일본제철, 델, 타이어제조사 브리지스톤 등이 중국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했다.

일본 노무라 자본시장 연구소의 콴치훙 선임연구원은 투자환경의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외국 투자자와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면서 중국 시장 철수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콴 연구원은 미중 대립 심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 중국 공산당의 보안 규제 강화, 중국 현지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국 내 외국인 혐오 정서 고조 등이 외국 기업의 탈중국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