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계절성 독감에 원인불명 폐렴, 코로나19까지 확산

강우찬
2025년 01월 02일 오후 5:02 업데이트: 2025년 01월 02일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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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설날 앞두고 대규모 확산 가능성 제기

중국에서 원인 불명 폐렴과 A형 인플루엔자가 확산하면서 이달 말 설날을 앞두고 대규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원인 불명 폐렴에 대해 적극적인 감시를 실시하고 있다며 불안 여론 진화에 나섰다.

이에 따르면 현재 베이징, 텐진 등 중국의 수도권 지역과 후베이, 저장성 등에서는 시범적 감시 강화가 시행 중이다.

전날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계절성 감염병이 확산하는 시기에 들어서면서 인플루엔자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A형 인플루엔자라며 감염 예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당시 감염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중국 당국의 전력으로 인해 단순한 감기와 독감 확산에도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료진은 현재 중국에서 확산 중인 감염병이 A형 인플루엔자뿐만이 아니며 코로나19도 포함됐다고 경고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천(陳)모씨는 NTD와의 인터뷰에서 “감염 상황이 심각하다”며 소속 병원 진단 검사 결과를 근거로 A형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병원의 진단 검사 결과 화면에는 A형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각각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와 두 질병 모두에 양성 반응을 나타낸 환자 사례가 표시돼 있었다.

다수 병원에서 A형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의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독감과 초기 증상이 유사하다. 코로나19는 2주 정도 잠복기가 있지만 개인별로 증상이 다양해 독감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자 중에는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어젯밤 열이 38도까지 올랐고 더위와 오한을 번갈아 가면서 느꼈다. 기운이 하나도 없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병원에서 기약 없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최근 한 달 사이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 이른바 징진지(수도권)의 병원 외래 창구에 독감이나 감기 증세로 찾아온 어린이 환자들로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이 다수 확인됐다.

한 보호자는 “새벽 1시쯤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왔는데 앞에서 기다리던 대기자가 800명이었다”며 이날 오전에야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사망자가 줄줄이 나오고 있지만 당국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난성의 한 주민은 “마을 사람들 대부분 폐렴을 앓고 있고 최근에는 10살이 안 된 어린이 7~8명이 사망했다”며 “지난 2년간 전염병이 몇 차례 휩쓸면서 마을이 사라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매년 설날 기간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전염병이 급속하게 확산하는 추세를 반복적으로 보여왔다. 중국에서 춘제(春節·춘절)라고 부르는 올해 설날은 1월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