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로 AI만?…‘로봇 사업’에도 투자 나선 재계 

하정현
2024년 12월 31일 오후 2:48 업데이트: 2024년 12월 31일 오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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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로봇’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에선 해당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가 됐다. 삼성이 향후 차세대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후문도 뒤따른다. 삼성 측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추가 인수와 함께 ‘미래로봇추진단’ 조직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로봇 기술 개발을 주력으로 담당하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추진단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이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가 맡는다.

현대자동차도 로봇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와 로봇 분야 협업에 돌입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두 기업의 로봇 분야 협업 범위는 ‘인간형 2족 보행 로봇’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엔비디아와 이번 협업을 통해 미래자동차 기업인 테슬라가 내년 말 출시를 예고한 ‘옵티머스(인간형 로봇)’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12일 ‘싱가포르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당시 로봇 분야 경쟁력 확보를 강조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HMGICS는 지난해 11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혁신 제조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설립됐다. HMGICS는 향후 현실의 공장과 가상의 공장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되고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체계로 지속 진화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멘트 전문기업 삼표그룹 역시 사업 혁신의 일환으로 로봇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삼표 계열사인 에스피앤모빌리티는 내년도 상용화를 목표로 주차 로봇을 핵심으로 한 주차 솔루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국내 로봇 스타트업인 셈페르엠과의 합작법인이며, 셈페르엠은 특유의 로봇주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주차 기술은 ‘엠피 시스템’으로, 로봇을 통해 3톤 무게의 차량도 원활하게 주차가 가능하다.

로봇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재계의 기류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감지됐다. 챗GPT로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AI’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인 ‘디 인포메이션’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개발될 로봇은 창고 자동화와 가사 도우미 등 실용적 용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로봇 시장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 7000만 달러(약 2조 2909억 원)다. 내년엔 18억 4000만 달러(약 2조 6849억 원), 오는 2034년엔 약 77억 5000만 달러(약 11조 30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는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도 집계됐다. 국제로봇연맹(IFR)이 최근 발표한 ‘세계 로보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직원 1만 명당 로봇은 1012대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