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들 배척으로 백악관에 보고 못 올려
전 FBI 미생물 전문가 “과거 증거들 재평가 필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코로나19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으며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음이 알려졌다.
또한 FBI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국가정보위원회(NIC) 브리핑에 배제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생물학 전문가이자 FBI 수석 과학자였던 제이슨 배넌 박사는 “FBI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고 판단한 유일한 기관”이라며 “그 판단의 신뢰도는 중간 정도였다”고 밝혔다.
신뢰도가 중간이라고 하지만, ‘야생동물 기원설’에 비하면 높은 신뢰도다. 배넌 박사에 따르면 미국의 다른 정보기관이 조사 후 결론을 내린 ‘야생동물 기원설’의 신뢰도는 “낮음”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5월 미국 각 정보기관과 국립연구소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됐는지, 아니면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됐는지 조사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국가정보위원회는 4개 정보기관과 함께 조사를 실시하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 FBI는 초대받지 못했다. 배넌 박사는 “FBI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즉, 신뢰도가 낮은 ‘야생동물 기원설’만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이다.
당시 과학계에서는 ‘실험실 유출’을 음모론으로 몰아붙이는 과학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엔서니 파우치 박사도 ‘야생동물 기원설’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언론, 소셜미디어도 실험실 유출을 언급하면 음모론자로 몰아갔다.
의학 전문지 ‘랜싯’에 실린 실험실 유출을 음모론으로 비난한 과학자들의 성명도 작용했다. 하지만 성명을 낸 과학자 일부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협력 관계에 있는 연구단체인 ‘에코 헬스 얼라이언스’ 소속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후 여러 단체의 추적이 이어지면서 에코 헬스 얼라이언스 소속 과학자들이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바이러스 유출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체 측은 이를 부인했으나 미국 보건복지부는 신뢰성을 문제 삼아 이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조사 결과는 FBI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미 국방정보국(DIA) 산하 과학자들은 파우치 박사가 ‘자연발생설(야생동물 기원설)’을 주장한 근거가 된 논문을 검토한 후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부당한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며 “설득력이 거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배넌 박사는 현재 FBI를 은퇴했으며 실험실 유출을 뒷받침하는 보고서와 증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 국가정보장실(DNI)은 이번 언론 보도와 관련해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 업무는 “객관성 등 모든 정보기관 공동체 분석 기준을 준수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