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문화를 고전무용과 음악으로 되살려낸 것으로 유명한 션윈 퍼포밍아츠(션윈예술단, 이하 션윈)가 2025 시즌을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션윈은 지난 23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심포니홀과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예술극장에서 각각 이번 시즌 월드 투어 미주와 아시아 순회 공연 첫 막을 올렸다. 유럽 투어는 오는 27일 이탈리아 플로렌스 마지오 뮤지컬 씨아터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션윈이 북미,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여러 대륙에서 며칠 사이에 시즌 개막을 알릴 수 있는 것은 총 8개 공연 그룹으로 매년 12월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월드 투어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덴마크, 스웨덴, 네델란드, 체코, 오스트라이, 스페인, 멕시코,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등 27개국 133개 도시에서 공연이 예정됐다.
창세 신화에서 고대왕조, 소수민족 거쳐 현대까지
뉴욕에서 설립된 션윈은 음악과 무용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 5천 년 중국 문명의 정수를 되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공산주의 이전의 중국’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현대 중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화려하고 온화하며 장엄한 고대 중국의 모습을 무대 예술로 재현한다. 중국 고전무용, 민족·민속무용을 통한 스토리텔링이 동서양의 음악적 전통을 결합한 라이브 오케스트라 연주로 펼쳐진다.
창세 신화와 고대 왕조의 역사적 사건들, 서유기 등 고전 소설의 한 대목, 각 지역의 풍습과 소수민족의 고유한 삶의 방식이 담긴 20여 편의 작품 속에는 불가(佛家)의 선량함, 도가의 강직함, 유가의 인의예지신이 녹아 있어 문화 체험으로도 손색이 없다.
23일 나고야에서 2025시즌 첫 공연을 관람한 히비 히데하루(日比英晴) 나고야 의대 교수는 “천상계의 웅장함과 광채, 아름다움에 편안하고 행복했다”며 “정교하면서도 참신하게 고안된 무용”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히비 교수는 “공연을 통해 중국 내 여러 민족 문화들의 어우러짐, 중국의 수천 년 역사와 문화유산을 매우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음악도 정말로 몸과 마음에 치유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중국에서 탄압받는 신앙을 소재로 한 작품에 관해서도 “충격적”이라며 “신앙은 인간과 신이 연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본토 중국인들도 신앙의 자유를 원하지만 (중국) 정부에 의해 탄압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 함께 보는 공연으로 자리매김…고무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오는 26일 산호세에서부터 실리콘 벨리를 중심으로 공연이 이어진다. 현지 공연 주최 측 관계자는 “공연 인지도는 거주 인구 80~90%가 션윈이 어떤 공연인지 이해하고 있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공연표 판매 중 두드러지는 점은 기업, 단체를 포함해 가족 단위 구매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라며 “개인주의가 강해진 미국에서 션윈이 가족과 함께 보는 공연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션윈은 풍요로운 고대 문화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긍정적인 미래관을 갖게 하고, 동시에 전통적인 미덕을 보여줌으로써 자녀들에게 특히 교육적인 효과가 크다는 관객 반응을 전했다.
션윈 월드투어의 자세한 일정은 공연단 홈페이지(ko.sheny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시즌 내한 공연 일정은 공연장 대관 등의 어려움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