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시 정부가 최근 야당의 압력으로 공자학원에 대한 자금 지원 제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20일(현지시각) ‘르 피가로(Le Figaro)’에 따르면, 이틀 전 니스 시의회는 구시가지에 문을 열기로 예정된 공자학원에 대한 부지 제공 및 임대료 감면 계획을 공식 폐기했다.
니스시 정부는 중국 샤먼대학 측과 협정을 체결해 구시가지 내 45㎡ 부지를 3년간 50% 할인된 가격에 공자학원 측에 임대하기로 했으나 시의회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다.
공자학원 유치 계획은 자매결연 도시인 니스시와 샤먼시의 우호 협력 증진 방안의 하나로 추진됐다. 샤먼시 측은 현지 비난 여론을 의식해 “프랑스 현지법 준수”,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어떠한 행위도 삼가”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공자학원이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며 납세자 세금으로 중국 공산당의 선전 기지를 지원하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반대해 왔다.
우파 정당인 IDL 측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이 새로운 글로벌 전략에 따라 2004년 설립한 기관으로 중국 선전 기지”라고 비판했다. 또한 시 정부 국제협력 부문 고위 공직자가 현지 공자학원 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해충돌을 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IDL 대표인 필립 바르동은 “이렇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위험이 있다”라며 “시 정부가 철회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공자학원은 중국어 교육 및 문화 홍보 기관을 표방하고 있으며 주로 지자체나 대학 간 협약에 의해 각국 고등교육기관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왔다.
하지만 공자학원은 학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대학에서 중국에 불리한 연구나 토론활동을 억압하고 티베트나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을 침묵시키는 활동으로 논란이 됐다.
2013년에는 프랑스 리옹2대학과 리옹3대학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캠퍼스 내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또한 2021년에는 프랑스 국방부 산하 전략연구소(IRSEM)가 공자학원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그 잠재적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의회 상원에 제출했다.
르 피가로는 “미국은 2020년 8월 공자학원을 ‘외국 정부 대리인’으로 분류해 설립을 제한했다. 같은 해 스웨덴은 자국 내 모든 공자학원을 폐쇄했으며 이후 벨기에와 영국이 이를 뒤따랐다”라면서 “프랑스에는 아직 18개의 공자학원이 운영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