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잠룡엔 이재명 대표만 있는 게 아니다.”
20일 국회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재명 대표만 대권주자인가, ‘新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현 경기도지사)·김부겸(전 국무총리)·김경수(전 경남도지사)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들보다 더 높은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받는 인물도 우리 당에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배출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얘기다. 실제 우원식 의장을 향한 국민적 신뢰도는 상당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계 요직 인물 개별 신뢰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우원식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6%로 가장 높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시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해 우 의장은 “그동안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기관 신뢰 평가에서 가장 하위였는데 이번에 비로소 그것을 넘어서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 의장은 최근 광폭 행보에 나서며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우 의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을 찾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예방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한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면담은 비상계엄 사태 후 한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한은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자 마련됐다는 게 중론이다.
우 의장은 “가계부채 안정화, 금융시장 변동성 관리, 수출 회복 지원을 위한 금융 당국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내수 활성화와 경기 부양을 위한 적절한 정책 조율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창용 총재는 “비상계엄 이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정부와 함께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우 의장은 당시 외신 기자회견을 비롯해 5개 종교단체(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성균관) 대표들과 회동도 진행했다. 우 의장은 지난 12일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접견하며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한편, 우 의장은 차기 대권과 관련해선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우 의장의 등판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하는데 우원식 의장은 당내 소방수 또는 구원투수 역할의 적임자라는 당내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