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 정체불명 드론 “방사성 물질 수색 아냐” 당국 부인

남창희
2024년 12월 20일 오후 4:23 업데이트: 2024년 12월 20일 오후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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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중순부터 미국 동부 지역에서 출몰하기 시작한 정체불명 드론과 관련해, 방사성 물질 탐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관계 당국이 밝혔다.

CBS,  A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저지주 당국은 해당 드론들이 사라진 방사성 물질을 수색하기 위해 투입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19일(현지시각) 반박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18일부터 지금까지 뉴저지와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동부 6개 주에서 5천 건이 넘는 드론 집단 비행이 목격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깊어지면서,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그중 한 가지가 방사성 물질을 수색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지난 5일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암 검사에 사용되는 방사성 의료장비가 3일 전 운송 중 분실됐다”고 밝혔고, 이후 드론의 정체를 궁금해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핵물질 탐색용’이라는 추측이 확산됐다.

특히 미국의 한 드론 제조사 최고경영자(CEO) 존 퍼거슨이 “무인 항공기가 밤에 비행하는 이유라면 뭔가를 찾을 때밖에 없다”며 “그렇게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목적은 땅에서 뭔가를 냄새 맡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가스 누출 혹은 방사성 물질 수색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의혹을 부채질했다.

17일에는 뉴저지주 벨빌시 시장 마이클 멜럼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드론이 무엇을 찾고 있을까? 방사성 물질일 수도 있다”고 말하며 방사성 물질 탐색설에 힘을 실었다.

팟캐스트 등 미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드론으로 수색 중인 방사성 물질이 미국에 몰래 반입된 ‘가방형 핵무기’ 혹은 ‘더티 밤(dirty bomb·더러운 폭탄)’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더티 밤은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재래식 폭탄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다.

이날 뉴저지 환경보호국은 분실된 방사성 의료장비를 발견해 적절히 처리했다며, 장비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이 소량이라 거의 소진됐으며 미량만 남은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분실된 방사성 의료장비 수색에 드론을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도 의혹 진화에 나섰다. ABC에 따르면, 핵안보국 대변인은 “핵비상 지원팀(NEST)은 방사능 탐지 임무에 드론을 사용하지 않으며, 현재 해당 지역에서 어떠한 항공 작전도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