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반도체 진격에…韓 반도체 ‘촉각’

하정현
2024년 12월 19일 오후 4:35 업데이트: 2024년 12월 19일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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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선점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CXMT(창신메모리)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DDR(더블데이터레이트)5’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간 구형인 DDR4 위주로 생산하던 중국 업체가 최신 제품을 내놓음에 따라, DDR5로 시장을 장악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뒤따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전자 41.1% ▲SK하이닉스 34.4% ▲미국 마이크론 22.2% 순이다. CXMT는 낮은 매출로 순위권에 이름은 올라오지 않았다. 단 월 생산능력에서는 CXMT가 웨이퍼 16만 장, 글로벌 생산 능력의 10% 수준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수준을 따라잡았다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코트라가 발표한 ‘주요국 반도체 수출 경쟁 동향’에 따르면, 한국과 반도체 수출경합도 지수가 가장 큰 곳은 ‘중국’으로 조사됐다. 수출경합도 지수는 국가 간 수출 유사성을 측정한 지표로 100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심하다는 걸 의미한다. 중국은 72.2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엔 홍콩, 3위엔 싱가포로가 뒤를 이었다.

일본 반도체 산업도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로 평가받는 일본의 키옥시아는 지난 18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투자금을 확보했음을 알렸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라피더스는 2027년 최첨단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키옥시아는 이달 중순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했다. 주가는 공모가(1455엔) 대비 10.4% 오른 1606엔에 마감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시가총액은 7843억 엔(약 7조 3000억 원)으로 늘었다. 키옥시아는 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약 1200억 엔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키옥시아 상장은 일본 반도체산업의 재건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게 중론이다. 키옥시아는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독립해 2017년 4월 출범한 낸드 제조사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반도체 관련 발언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회견장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나란히 입장해 “일본은 중요하다”고 밝히며 “대통령 취임 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나겠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면서 한국의 주요 기업이 ‘반도체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고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