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침체에…‘추경 필요성’ 강조한 한은 수장

하정현
2024년 12월 18일 오후 5:14 업데이트: 2024년 12월 18일 오후 5:34
TextSize
Print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경정예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때 “계엄 사태 후 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소비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종전 0.5% 예상됐던 것과 달리 0.4% 또는 그보다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경제성장률도 종전 예측치인 2.2%보다 낮은 2.1%로 하락할 수 있다.

그래선지 이 총재는 “이럴 때 재정이 (경제에) 긴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가급적 여·야·정이 빨리 합의해 새로운 예산(추경)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추경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예상된 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한은은 지난 15일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에서 “이번과 과거 모두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제 심리가 약화한 것은 공통적”이라면서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영향 평가에 “여·야·정 합의를 통해 경제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추경 진행의 한 축인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한은과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첫 회동에서 추경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권성동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조속히 민생 안정을 위한 민생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광역자치단체장들도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국회와 정부에 조속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정의 신속 집행 등을 요청했다. 당시 이들의 임시총회 개최는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후 처음 모인 점에서 여론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총회에선 회장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광역단체 인구순)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하루빨리 불안한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민적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비상한 각오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조속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정의 신속 집행, 규제 완화 그리고 강력한 경제회복 정책 추진 등으로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민의 일상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