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퇴에도…친윤·친한 내홍 ‘여전’ 

박요한
2024년 12월 17일 오후 4:35 업데이트: 2024년 12월 17일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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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16일 대통령 탄핵에 따른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그의 사퇴를 놓고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 간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모양새다.

먼저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17일 한 방송사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친윤계가 탄핵을 빌미로 한동훈 대표를 몰아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친윤들이 일단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하고, 그다음에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투표를 하자고 결정한 순간 이미 탄핵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탄핵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탄핵당했을 경우 그 책임을 모두 한동훈 대표에게 몰아서 공격의 빌미로 삼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완전히 갈가리 찢겨서 대립과 반목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것을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대단히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15일에도 자신의 SNS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뒤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는 한동훈 대표와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배신자’라며 맹비난했다”며 “도대체 여러분의 충성 대상은 누구냐. 대한민국과 민주주의가 아니라 대통령 개인이 충성의 대상이냐”고 따졌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인 조경태 의원도 친윤계 의원들을 질타했다. 그는 이날 한 방송사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탄핵에 찬성을 안 한 분들이 정치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 당의 의원들이 정말로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게 만약에 자기들이 내년 봄에 국회의원선거가 있어도 이런 식으로 행동했을지, 이분들은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는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한동훈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선 “‘쫓겨난다’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탄핵 찬성이 가결돼서 책임을 묻는다, 이것은 조금 더 확장적으로 해석하면 그분들은 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윤계 인사들은 한동훈 대표 사퇴에 대해 ‘신임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한 방송사 인터뷰에 출연해 “쫓겨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임을 얻지 못한 것”이라며 “한동훈 대표는 스스로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사퇴해 버려 최고위가 붕괴되었다, 그래서 쫓겨났다 표현을 썼는데 자신과 가까운 분들도 이 상황은 더 이상 최고위원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뭐든지 피해 의식이 강하시고 자신만 늘 옳다는 입장에서 상대방의 허물을 들춰내는 것만 너무 집중하시다 보니 그런 표현을 쓰신 것 같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