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장, 논란 해소 위해 부정선거 팩트체크 지시” 언론노조

언론노조 YTN 지부, ‘지구 평면설’에 비유하며 반발
YTN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문에서 밝힌 ‘부정선거’와 관련해 팩트체크를 제안했지만 노조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YTN 지부는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부정선거 팩트체크’ 제정신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김백 YTN 사장을 비판했다(성명 링크).
이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실국장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내린 이유 중 하나가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며 “YTN이 시시비비를 가려주자”라고 제안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팩트체크하면 불필요한 논쟁과 불안을 잠재울 것”이라는 이유도 밝혔다.
YTN 지부는 이를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는 ‘지시’”라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이라는 무도한 일을 벌였는데 이를 비판하고 비상계엄 경위를 탐사보도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수차례 부정선거는 허위정보라고 밝히며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선관위가 어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성명은 또한 “누군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하면, 언론은 팩트체크에 나서야 하는가”라며 김 사장의 지시를 ‘지구 평면설’에 비유하고 “지금 논쟁이 어디에 있으며, 부정선거가 있었을지 몰라 불안해하는 시민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언론사 지도부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부정선거 주장 따위가 아니다”라며 탄핵 찬반 집회 현장을 양분할로 보여준 최근 YTN 보도를 문제 삼았다.
성명은 “백만 명 이상이 모인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와 수만 명 수준의 광화문 앞 탄핵 반대 집회를 같은 카메라 앵글로 보여주면 인원수마저 비슷하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회 인근 집회 참여 인원은 20만8천 명, 광화문은 4만1천 명이었다. 두 집회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각각 200만 명, 100만 명으로 추산했다.
한편, 성명은 또한 이날 회의에서 12월 시청률을 “기적”이라고 한 김 사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시청률은 우리의 실력으로 이룬 것”, “블랙 투쟁에 나선 조합원들”이 일으킨 기적이라고 주장했다.
‘블랙 투쟁’은 언론노조원들이 윤 정부를 향해 벌이고 있는 대정부 투쟁이다. 투쟁에 참여하는 노조원들은 12~14일 검은 복장을 착용하고 취재하거나 방송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