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홍콩이 무너진다…‘중국화’ 속 국제도시 위상 추락

2024년 12월 16일 오전 11:59

베이징은 홍콩을 나날이 공산주의 중국의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홍콩의 중국화는 중국공산당(CCP) 총서기 시진핑을 흐뭇하게 하겠지만, 미국인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을 몰아냄으로써 홍콩의 국제적 위상을 약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금융, 경제, 외교 분야에서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야망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홍콩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Global Financial Centers Index)에 따르면, 홍콩은 런던, 뉴욕과 함께 탑3 도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위상이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드러난다.

베이징이 홍콩인들의 생활과 비즈니스에 자신의 영향력을 투사함에 따라, 홍콩을 진정한 국제도시로 만들었던 외국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이 떠나고 있다. 2년 전, 홍콩 내 중국 기업들이 처음으로 외국 기업들의 비중을 앞질렀으며, 그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외국 기업들이 홍콩 내 기업공개(IPO)의 20%만 주관했는데, 이는 외국 기업들이 절반을 주관했던 2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중국 업체들의 이러한 지배력은 일종의 베이징의 승리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글로벌 시장과의 관계를 축소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홍콩 탈출로 인해,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에서 투자은행 활동과 수익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0년은 2008~2009년 금융 위기와 그에 따른 세계적 경기 침체의 영향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하던 해였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신규 상장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UBS는 아시아, 특히 홍콩에서 여러 차례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국제 법무법인들도 이러한 추세를 따르고 있다.

이처럼 홍콩에서 전반적으로 비즈니스가 축소되고 그에 따라 국제적 위상이 하락하자, 국제적인 비즈니스와 관행보다는 엄격히 중국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홍콩의 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응모자들에게 점점 더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 본토에 기반을 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업무가 늘어나면서, 홍콩은 베이징의 중앙집중식 경제 계획에서 나오는 정치적 지시에 더욱 깊이 얽매이게 됐다.

또한 홍콩의 투자은행 업무의 상당 부분이 중국 본토의 관행을 따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런던, 뉴욕 및 전 세계의 일반적인 관행처럼, 채권이나 주식 발행 시 투자은행들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상장기업들이 점점 더 투자은행을 제치고 투자자들을 미리 모집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투자은행가들이 비웃듯이 “가족과 친구들”이라고 부르는 관행은 한때 홍콩 금융계의 큰손이었던 외국 기업들이 철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관행에서 벗어나 중국식으로 금융과 기업을 대하려는 홍콩의 이러한 모든 변화는 중국공산당이 자신들의 방식을 관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의도치 않게, 글로벌 금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위안화를 미국 달러를 대신하는 최고의 국제 통화로 만들려는 베이징의 야망을 약화하고 있다.

중국 정권이 일대일로 구상의 비용을 감수하려는 의지는 이러한 원대한 야망을 보여준다.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통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베이징의 적극적인 협력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금융적, 외교적 지배력을 추구함에 있어서 활기차고 세계화된 홍콩은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나, 이는 현재 중국공산당이 홍콩을 이끌어가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