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들 “中, UN 산하 식량 기구에 영향력 확대 공작” 경고

2024년 12월 13일 오전 11:55

미 공화당 로저 마샬 상원의원이 이끄는 미국 의원단이 12월 11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농업 분야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미국의 입지는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유엔 제안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 취동위(屈冬玉)는 자신의 직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 내용은 ▲임기(최대 8년)를 10년으로 연장 ▲연봉(약 30만 달러)과 수당 인상 ▲글로벌 식량 및 농업 기준과 목표 형성에 대한 권한 확대 등이다. 이 제안이 채택되려면 미국이 속한 이사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취동위 총장은 유엔에 합류하기 전 중국의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을 지냈다. FAO 사무총장 직위는 선출직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취 총장은 2019년 FAO의 아홉 번째 수장으로 선출됐고, 지난해 재선출됐다. 그의 두 번째 임기는 2023년 8월 1일부터 4년간이다. 1945년 설립된 FAO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94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2022-2023년에 편성된 예산이 32억 5천만 달러(약 4조 3천억 원)에 달한다.

FAO 수장은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 WFP) 운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은 식량 원조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다.

제안서에는 취 총장이 2019년 취임 이후 지역 사무소 개설, 혁신 사무소 및 수석과학자 직위 설립,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수립 등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FAO를 현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명시했다.

러시아가 유럽의 곡물과 육류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취 총장은 다른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전쟁을 과소평가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샬 의원을 비롯해 17명의 의원은 취 총장 선출 당시에는 그의 국적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가 2019년 취임한 이후 FAO의 고위직에 임명된 중국인의 수가 거의 두 배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기구가 세계 식량 위기 해결을 우선시하기보다 중국에 이익이 되는 목표를 추진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정치적 전환기라 할지라도, 미국이 참여하는 기구에서 중국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공작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썼다.

또 바이든에게 “식량 및 농업 관련 기구의 효율성을 약화하거나,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거나,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할 수 있는 모든 제안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덧붙여 “미국의 농부들, 목축업자들, 임업 종사자들, 농업 생산자들이 식량 및 농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 나라의 생산력과 이상을 전 세계에 걸쳐 대변하라”고 요구했다.

이 서한에 서명한 상원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트레이시 맨(R-캔자스), 브래드 핀스타드(R-미네소타), 존 뮬렌아르(R-미시간), 오스틴 스콧(R-조지아), 더스티 존슨(R-사우스다코타), 데이비드 라우저(R-노스캐롤라이나), 로니 잭슨(R-텍사스), 메리 밀러(R-일리노이), 더그 라말파(R-캘리포니아), 트렌트 켈리(R-미시시피), 마크 알포드(R-미주리), 애슐리 힌슨(R-아이오와) 하원의원과 마샬, 빌 헤거티(R-테네시), 조니 어니스트(R-아이오와), 제임스 리시(R-아이다호), 릭 스콧(R-플로리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